JLPGA투어 뒤흔든 골프 '韓流' 22명 뛴 한국 15승 합작…日투어 '호령'
‘선수 212명이 뛴 일본은 17승, 22명이 뛴 한국은 15승.’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2014 시즌이 한국의 초강세로 막을 내렸다. 안선주(27)가 일찌감치 상금왕, 올해의 선수상, 최소타수상, 다승왕 등 주요 타이틀을 싹쓸이한 가운데 상금랭킹 ‘톱10’에 한국 선수 4명이 포진했다. 일본 선수들의 10분의 1에 불과한 한국 선수들이 일본 투어를 점령하면서 일본 골프계는 충격과 위기감에 휩싸였다.

◆한국 선수 64% ‘톱50’ 진입

일본에서 뛰고 있는 한국 선수들이 위협적인 것은 대부분 상위권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상금 랭킹 10위 가운데 안선주가 1위, 이보미(26)가 3위, 신지애(26)가 4위, 이나리(26)가 8위를 기록했다.

올해 JLPGA투어에서 출전한 선수 가운데 일본 국적이 212명, 한국은 22명이다. 한국은 22명 가운데 내년도 풀시드가 주어지는 상위 50위 내에 진입한 선수가 14명이다. 63.6%에 달한다. 게다가 일본에서 뛰는 한국 선수 전원이 100위 내에 들었다.

상금랭킹 4강이 전원 외국 선수로 채워지면서 일본은 투어 종주국으로서의 체면을 구겼다. 한국의 ‘삼총사’와 함께 테레사 루(대만)가 2위에 올랐다. 일본은 나리타 미쓰즈가 이들에 이어 5위로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1968년 투어를 시작한 일본에서 상금랭킹 1~4위가 전원 외국 선수로 채워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선주 신지애 이보미’ 12승 합작

올해 37개 대회를 개최한 일본 투어에서 한국은 15승을 합작했다. 안선주가 5승으로 최다승을 거뒀고 미국에서 뛰다 올해부터 일본으로 무대를 옮긴 신지애가 4승, 이보미가 3승을 거두며 15승 가운데 12승을 합작했다. 안선주가 호적상으로는 한 살 많지만 이들은 동갑내기처럼 지내는 ‘절친’이다. 이들 삼총사와 함께 정연주(22), 이에스더(28), 이미향(21) 등이 각 1승을 했다. 일본은 17승을 했고 대만이 4승, 태국이 1승을 각각 기록했다.

한국 선수들은 2012년 일본이 15승을 거둘 때 16승을 합작하면서 투어 사상 처음으로 일본보다 많은 승수를 차지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일본은 지난해 23승으로 11승에 그친 한국보다 2배 많은 우승컵을 수집하며 자존심을 되찾았다. 2009년에는 일본 22승, 한국 10승, 2010년에는 일본 17승, 한국 15승, 2009년에는 일본 19승, 한국 8승을 각각 차지했다.

◆안선주, 최종전서 대기록 실패

안선주는 시즌 최종전 ‘리코컵 투어챔피언십’(총상금 1억엔)에서 대기록 작성에 실패했다. 안선주는 30일 일본 미야자키현 미야자키CC(파72·6428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합계 3오버파 291타를 기록, 출전자 28명 가운데 공동 18위에 그쳤다. 우승하면 우승 상금 2500만엔을 보태 2009년 요코미네 사쿠라(일본)가 세운 역대 투어 최다 상금(1억7501만엔)을 돌파할 수 있었으나 시즌 상금 1억5307만엔에 머물렀다. 그러나 안선주는 일본 진출 이후 자신의 최다 상금 기록(종전 1억5256만엔·2009년)을 갈아치웠다.

안선주는 일본 여자골프 사상 처음으로 60타대 평균 타수를 노렸으나 마지막대회에서 오버파로 부진하면서 70.1324타를 기록하며 역대 시즌 최소 타수를 세운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종전까지는 2012년 전미정(32)이 기록한 70.1788타였다.

테레사 루는 최종전에서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아나이 라라(일본)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 두 번째홀에서 버디를 잡아 이겨 시즌 3승째를 올렸다. 이 대회 직전까지 상금랭킹 4위였던 루는 이번 우승으로 시즌 상금 1억2317만엔을 기록, 이보미(1억1978만엔), 신지애(1억414만엔)를 제치고 상금랭킹 2위로 시즌을 마쳤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