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2월 1일 사장단 인사…삼성전자 3대 사업부 首長 유임 가능성
삼성이 올해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그룹 미래전략실 수뇌부와 삼성전자 현 경영진을 대부분 유임시키기로 했다. 당초 실적 부진의 책임을 물어 사장단을 대폭 교체할 것이란 세간의 예측과 달리 현 경영진을 신임하며 ‘조직 안정’에 무게를 싣는 모양새다.

삼성, 12월 1일 사장단 인사…삼성전자 3대 사업부 首長 유임 가능성
삼성은 1일 사장단(회장·부회장 포함) 인사를 단행할 계획이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올해 인사에서 큰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김종중 미래전략실 전략1팀장 등 미래전략실 사장단 거의 전원이 자리를 지킬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계열사인 삼성전자도 스마트폰을 책임지는 신종균 IT·모바일(IM) 부문 사장을 비롯 부품(DS) 사업을 총괄하는 권오현 부회장, 윤부근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 등 3대 사업부 대표 전원이 중용될 전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 등 총수 일가의 승진도 올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삼성전자는 경영진 교체설이 끊이질 않았다. 분기당 영업이익이 지난해 10조원에서 올해 4조원까지 떨어지면서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스마트폰 판매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신 사장은 삼성 안팎에서 교체 1순위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은 스마트폰 사업을 세계 1위에 올려놓으며 ‘갤럭시 신화’를 쓴 신 사장을 1년간의 실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하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고 판단했다. 지난 27일 이 부회장의 일본 방문길에 신 사장이 동행한 것도 신 사장에 대한 신임이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사실상 처음 사장단에 대한 인사권을 행사하는 이 부회장도 현재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경험을 지닌 백전노장들에게 다시 한번 힘을 실어주기로 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의 이 같은 결정은 이건희 삼성 회장이 입원 중인 상황에서 조직을 크게 흔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회장이 임명한 경영진을 아들인 이 부회장이 크게 교체하는 것은 삼성으로서도 부담스럽다는 설명이다. 이 부회장 승계를 앞두고 미리 조직을 뒤흔들 필요가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나중에 이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면 그때 가서 경영진을 대폭 교체할 가능성이 크다”며 “지금 현 경영진을 크게 바꿀 이유가 별로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10여년간 거대 조직으로 성장하며 사장만 7명에 달하는 IM 부문은 사장단 및 임원 축소, 인력 감축 등 비교적 큰 규모의 수술이 단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사장 수가 2~3명 정도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조직이 과도하게 커진 결과 전략적 판단이 늦어지거나 조직 내 소통이 힘들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IM 부문의 이돈주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과 홍원표 미디어솔루션센터 사장이 현직에서 물러나고 IM 부문 임원도 30%가량 줄어들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삼성 내부에선 “삼성전자 사업부문별 사장은 DS가 3명, CE가 2명”이라며 “IM 부문을 줄일 필요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은 사장단 인사에 이어 오는 4일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하고 5일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식에 신임 사장단과 임원들이 참석하도록 할 방침이다.

주용석/남윤선/정지은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