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대학(원)생들의 연합 졸업 전시회(카우지)를 찾은 관람객이 작가로부터 작품 설명을 듣고 있다.
미술대학(원)생들의 연합 졸업 전시회(카우지)를 찾은 관람객이 작가로부터 작품 설명을 듣고 있다.
“제 졸업작품을 구매할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그런데 많은 분들이 좋은 평가를 해주시고 구매로까지 이어지니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다시 작가로서의 꿈을 가질 수 있게 됐습니다.” (선호진·수원대 미대 4년)

지난달 30일 서울 대치동 학여울역 SETEC에서 막을 내린 국내외 미술대학(원)생들의 연합 졸업 전시회 ‘2014 카우지(KAUGGE·Korea Art University& Graduate School Graduation Exhibition)’는 대학 졸업을 앞둔 신예 작가들이 나가는 길에 용기를 북돋워주는 역할을 했다. 한국경제신문이 아트앤에셋과 함께 개최한 이번 행사에는 기업인 직장인 주부 학생 등 4000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젊고 패기 넘치는 신예 작가 147명의 작품 160여점이 이례적으로 완판되며 총 1억5000만원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신예 작가들의 데뷔전 성황

최근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신예 작가의 작품(30만~300만원)에 대한 매기가 살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들의 그림값이 기성 작가에 비해 저렴하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인의 단면을 은유적으로 담아낸 작품을 비롯해 대자연의 숨결을 포착한 그림, 부엉이를 사진보다 더 정교하게 그린 극사실주의 회화 등 실험성이 강한 작품 50여점은 행사 첫날(11월28일) 팔려 나갔다.

30일 전시장을 찾은 주부 김혜미 씨(39)는 “현대화들이다 보니 설명이 없어 어렵기도 했지만 그만큼 나름대로 해석할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며 “젊은 작가 특유의 실험정신이 돋보인 팝아트 그림을 샀다”고 했다.

보험회사에서 근무하는 김영숙 씨(34)도 “신생작가들의 작품이 매우 신선하고 실험성이 강한 데다 가격까지 저렴해 한 점 구입했다”며 “젊은 작가들의 그림을 모은 미술축제가 더 많이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작가, 협업 제품 인기

제품은 뛰어나지만 디자인적인 요소가 약해 고민이 많았던 12개 중소기업과 신예 작가들이 함께 참여한 ‘아트콜라보레이션 특별관’에도 관람객이 북적였다. 강원 삼척에 있는 와인 제조업체 ‘끌로나와 너와머루와인’은 신진 작가 30여명과 협업해 제작한 와인 라벨, 덮개, 액세서리, 거치대 등이 인기를 끌었다. 여성구두 제조업체 한국성수동수제화협동조합이 건국대 텍스타일디자인학과 학생 5명과 협업한 아트 신발 부스에도 관람객이 모여들었다.

세한프레시젼(문고리), 더블유제곱(데님가방, 안경케이스), 지앤비(지갑), 신창스포츠(축구화), 인사동 비솝(욕실용품), 스윗라이크(쿠키), 샤토미소(와인) 등 신생 작가들과 협업한 아트콜라보레이션 제품도 주목을 받았다.

김덕태 너와머루와인 대표는 “중소기업과 신예 작가들이 협업해 제조한 상품들에 대해 관람객의 반응도 좋아 향후 본격적인 협업 작업을 통해 정식 제품 출시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