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일미용사 자격증 시험이 뭐길래…
지난달 27일 울산시 중구 한국산업인력공단 앞에는 40여명의 네일(손톱)미용 관계자들이 항의 집회를 열었다. 지난달 16일 치러진 제1회 네일미용사 국가기술자격 필기시험이 지나치게 어려웠고, 문제 일부가 시중에 유통되는 수험서와 똑같이 나왔다는 항의였다. 이들은 이날 한 시간가량 집회 후에 공단 관계자와 면담을 마친 뒤 해산했다.

네일미용과 관련한 온라인 커뮤니티도 들끓었다. “손톱 미용 하는데 왜 피부학, 공중위생학까지 알아야 하느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험을 주관한 산업인력공단은 “공중보건, 공중위생법규, 소독학 문제는 공중위생법상 면허 종목으로 미용사에게 요구되는 기초·전문지식을 물은 것”이고 “시험 문항은 다른 자격시험과 마찬가지로 문제은행 출제 방식에 따른 것으로 일정 기간이 지나면 언제든지 다시 출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지난달 28일 산업인력공단은 합격자 발표와 함께 이례적으로 합격률(37.4%)을 공개했다. 그럼에도 한국네일아트협회 등 관련 단체와 수험생들의 불만이 계속되자 공단은 최근 3년간 미용사 필기시험 합격률(일반 35.9%·피부 41.3%)까지 추가 공개했다.

신설 자격증인 데다 최근 관련 시장이 커진 분야이기도 하지만, 네일미용사 시험이 이처럼 논란이 된 이유는 따로 있다. 그동안 네일미용업계에서는 “왜 손톱 미용하는 데 머리 미용 자격증을 따야 하느냐”는 불만이 있었고, 지난해 2월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손톱 밑 가시 뽑기’의 대표 과제로 선정했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수험생이나 관련 단체의 목소리, 일부 언론 보도 하나하나까지 청와대에서 직접 챙기고 있다는 후문이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