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미분양으로 남아있던 서울 은평뉴타운 한옥마을 땅이 마침내 다 팔렸다. 2012년 9월 분양을 시작한 지 2년2개월 만이다. 인근 단독주택지와 비교할 때 땅값이 저렴하다는 ‘가격 홍보 마케팅’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사업 시행을 맡은 SH공사는 전체 156개 필지 중 이미 14개 필지에서 한옥 공사 및 인허가 작업이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할 때 내년 말이나 늦어도 2016년 상반기면 서울 도시개발지역 내 최대 한옥마을이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했다.

SH공사는 은평 한옥마을 내 156개 필지(필지당 135~410㎡) 중 견본 한옥 부지 1개를 제외한 155개 필지를 모두 팔았다고 2일 발표했다.

은평뉴타운 3-2지구에 있는 한옥마을 땅 면적은 6만5500㎡(순수 필지 면적 3만6766㎡)이다.

SH공사는 도로 등 기반시설을 조성하고 한옥의 설계·시공은 땅을 분양받은 수요자들이 책임진다. 땅을 분양받은 뒤 설계심의를 거쳐 바로 한옥을 지을 수 있다. 공사 관계자는 “이미 4개 필지가 공사에 들어갔으며 설계심의 중인 곳도 10곳으로 이들 필지도 조만간 착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평 한옥마을 땅은 그동안 비(非)인기 부동산으로 분류됐다. 3.3㎡당 720만~750만원인 땅값에다 3.3㎡당 최대 1000만원에 달하는 한옥 시공비를 감안할 때 중간 크기인 264㎡ 필지에 용적률 50%를 적용해 한옥을 지을 경우 12억원 내외의 비용이 제시됐다. 아파트 등 다른 주거시설에 비해 비싸다는 인식이 많았다.

그랬던 은평 한옥마을 땅이 올 하반기 들어 빠르게 팔려나간 건 땅의 가치를 기존과 다르게 해석한 마케팅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SH공사는 올 상반기까지 119개 필지가 미분양 상태로 남게 되자 분양 전문업체를 투입했다. 분양대행을 맡은 김성민 엠비홀딩스 대표는 “이곳 3.3㎡당 조성원가는 950만원이지만 분양가는 720만~750만원이라는 점과 가까운 은평구 불광동·갈현동 주택지 땅값(3.3㎡당 평균 1600만원)과 비교하면 크게 싸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홍보했다”고 말했다.

인근 지역의 다양한 개발계획도 ‘완판(완전판매)’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롯데자산개발은 2016년까지 구파발역 광역환승센터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복합쇼핑몰을 지을 예정이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