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정윤회 씨 국정개입 의혹 사건’ 수사에 본격 착수한 가운데 김진태 검찰총장(가운데)이 2일 취임 1주년 기념 오찬에 참석하기 위해 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정윤회 씨 국정개입 의혹 사건’ 수사에 본격 착수한 가운데 김진태 검찰총장(가운데)이 2일 취임 1주년 기념 오찬에 참석하기 위해 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윤회 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담은 청와대 문건 유출 파문의 핵심 당사자인 정씨와 문건 작성을 지시한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검찰 수사를 앞두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폭로전에 나서면서 이번 사건이 양측 간 진실공방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가 2일 브리핑을 통해 정씨 측 주장이 맞다는 공식 입장을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양측은 의혹의 핵심인 △‘비선 실세’로 알려진 정씨와 청와대 ‘문고리 권력’으로 불리는 ‘3인방’(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1부속비서관, 안봉근 2부속비서관) 간의 관계 △정씨의 국정개입 의혹 △문건 작성 경위 등에 대해 정반대 주장을 펴고 있다.

우선 문건에 등장하는 정씨와 3인방 간 정기적인 접촉과 국정 정보 교류 의혹 등에 대해 정씨는 지난 1일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정면 부인하며 “2007년 대선을 계기로 관계가 단절됐다. 오히려 내 입장에선 섭섭할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 전 비서관은 2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4월에도 정씨와 이재만 비서관이 연락을 주고받았다”며 정씨 주장을 반박했다. 조 전 비서관의 인터뷰가 나가자 정씨는 이날 KBS 등 방송에 나와 “4월 모 주간지에 보도된 ‘박지만 미행설’(정씨가 사람을 시켜 박지만 씨를 미행했다는 것)에 대해 확인도 없이 내사가 진행되는 것에 대해 억울함을 밝히려고 조 전 비서관과 통화하려고 시도했지만 계속 연락이 안 돼 이재만 비서관에게 ‘내 전화를 좀 받아달라’는 말을 전해달라고 부탁한 적은 있다”고 접촉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일회성 접촉이었을 뿐 문건에 나온 대로 3인방과 지속적으로 만났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정씨 입장이 맞다고 확인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씨가 인터뷰에서 말한 그대로가 맞다. 만남은 없었다고 한다”며 조 전 비서관에 대해선 “언론을 통해 일방적 주장을 펼칠 것이 아니라 검찰에서 진실을 밝히는 데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씨의 국정 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양측 주장은 다르다. 조 전 비서관은 “문건 내용의 6할은 신빙성이 있다”며 “실제 모임에 참석한 사람으로부터 이야기가 나왔다고 보고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정씨는 “싸구려 음모론”이라며 “민정수석실에서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간에 설(說)로 나돌았던 박지만-정윤회 간의 이른바 ‘그림자 권력’ 간 암투에 대해선 양측 모두 부인하고 있다. 3인방과 조 전 비서관이 각각 친분 관계인 정씨와 박씨를 대신해 일종의 ‘대리전’을 치르는 과정에서 이번 문건 파동이 벌어진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어왔다. 하지만 조 전 비서관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자신이 검사 시절 박씨 수사 과정에서 인연을 맺은 적은 있지만, 박씨 추천으로 청와대에 들어간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