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한국무역협회장(앞줄 왼쪽 네 번째)은 2일 ‘제14회 대학(원)생 무역논문대회’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에게 “세계 경제와 한국 무역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한국무역협회 제공
한덕수 한국무역협회장(앞줄 왼쪽 네 번째)은 2일 ‘제14회 대학(원)생 무역논문대회’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에게 “세계 경제와 한국 무역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한국무역협회 제공
“중국에서 제조·직매형 의류(SPA)로 성공하려면 ‘S·P·A(SNS·policy·area)’를 고려하라.”

한국경제신문과 한국무역협회가 공동 주최한 ‘제14회 대학(원)생 무역논문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이정은·노지혜 씨(한양대 석사과정)는 논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한덕수 무협 회장은 2일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중국 섬유 수출 30억달러 달성을 위한 한국 SPA 브랜드의 성공적인 중국 진출 전략’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쓴 이씨와 노씨에게 상패와 8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이씨 등은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중국 유학생 1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여 ‘한국 패션 업체들이 중국에서 SPA로 성공하려면 세 가지를 감안해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SPA는 의류 회사가 옷의 디자인과 생산뿐 아니라 유통 판매까지 담당하는 것을 말한다. 유통 과정이 단순해져 옷값이 싸지는 장점 덕분에 중국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씨 등은 중국 SPA 시장에 진출하려는 한국 패션 업체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하라”고 제안했다. 중국에 처음부터 매장을 내는 것보다 ‘중국판 트위터’로 불리는 웨이보나 ‘중국판 카카오톡’인 웨이신을 공략하라는 얘기다. 이씨는 “일본 유니클로처럼 인터넷 쇼핑몰로 중국 사업을 시작해 인지도를 높인 뒤 오프라인 매장을 내는 게 유리하다”고 했다. 이어 “정부 정책(policy)을 적극 활용하라”고 제언했다. 이씨는 “중소기업청과 KOTRA의 해외시장개척 지원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한국과 중국 간에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을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씨 등이 대상을 받은 결정적인 이유는 중국에서 성공할 수 있는 입지(area)까지 분석해서다. 이들은 논문에서 “베이징이나 상하이 같은 중국의 1선 도시보다 다롄이나 난징, 시안 같은 2선 도시를 공략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글로벌 패션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한 대도시보다 급속도로 커지고 있는 중국 2선, 3선 도시가 후발 주자인 한국 패션업체에 유리하다는 이유에서다.

한 회장은 “세계 패션업계의 화두인 SPA의 수출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중국 유학생들을 설문하고 중국 현지 조사를 실시해 현장감 있는 마케팅 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이 돋보였다”고 호평했다.

우수상(상금 400만원)은 ‘리스크 분석을 통한 북극항로 활성화 방안 연구’ 논문을 쓴 김기웅 씨 등 ‘달무리팀’에 돌아갔다. ‘내수기업에서 수출기업으로 전환 시 성공 요인과 발전방안에 관한 실증 연구’ 논문을 제출한 영남대의 ‘흥청망청팀’(조덕목·이중필·김태훈·정재엽)도 우수상을 받았다. ‘메가 FTA의 전략적 활용방안 연구’(성균관대 조현진·류소현·하재욱)와 ‘한·중·일 경쟁관계의 맥락에서 공적개발원조(ODA)를 활용한 수출 확대 전략 연구’(서울대 김민희·백주흥·김수연) 등이 장려상(상금 200만원)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