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골프 한·일戰…日에 이겨도 본전?
한국 골프 사상 가장 화려한 선수로 구성된 여자 골프 대표팀이 오는 6~7일 일본 아이치현 미요시CC(파72)에서 ‘숙적’ 일본과 ‘한·일 여자프로골프 국가대항전 2014’(총상금 6150만엔)를 펼친다. 지난해 일본 측 사정으로 대회가 무산됐다가 2년 만에 재개되는 한·일전이다.

1라운드는 2인1조로 구성된 6개조가 출전하는 ‘포볼 스트로크플레이’(조별로 두 선수가 18번홀까지 각자 볼로 경기한 뒤 더 좋은 점수를 선택) 방식으로 진행하며, 2라운드에선 12개조가 ‘싱글 스트로크플레이’를 펼쳐 우승팀을 가린다. 1999년 시작해 올해로 12회째를 맞은 한·일전에서 한국은 6승2무3패로 앞서 있다.

◆역대 최강의 ‘드림팀’ 구성

女골프 한·일戰…日에 이겨도 본전?
한국 여자 골프 대표팀은 올림픽에 나올 때마다 프로 출신의 화려한 스타 플레이어로 무적의 ‘드림팀’을 짠 미국 농구 대표팀을 연상케 한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26·KB금융그룹)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금왕 김효주(19·롯데),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상금왕 안선주(27) 등 ‘빅3’가 모두 출전해 막강 전력을 과시한다.

이들을 포함한 대표팀 13명은 지난 10월13일 KLPGA, 미 LPGA, JLPGA투어 상금 순으로 선발됐다. KLPGA투어에서는 당시 1위 김효주와 2위 이정민(22·비씨카드), 4위 이민영(22), 5위 백규정(19·CJ오쇼핑)이 뽑혔다. 미국에서는 박인비와 유소연(24·하나금융그룹), 최나연(27·SK텔레콤), 최운정(24·볼빅), 이미림(24·우리투자증권)이 선발됐고 일본에서는 안선주와 이보미(26), 신지애(26)가 승선했다. 추천 선수로 당시 KLPGA 상금랭킹 6위 전인지(20·하이트진로)가 합류했다.

◆상금랭킹 2위 허윤경 어디 갔지?

미국과 일본 투어의 상금랭킹 상위 선수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한국 대표팀에 뽑혔다. 그러나 KLPGA 상위 랭커 가운데 장하나(22·비씨카드)와 허윤경(24·SBI저축은행)이 빠졌다. 장하나는 선발 당시 상금랭킹 3위(시즌 6위)였으나 같은 기간 열리는 미국 LPGA투어 퀄리파잉스쿨에 출전하기 위해 한·일전에는 나가지 않기로 했다.

올 시즌 상금랭킹 2위로 시즌을 마감한 허윤경은 선발 당시 상금랭킹이 밀려 뽑히지 못했다. 허윤경은 선수 선발이 확정된 뒤 KB금융STAR챔피언십 4위, 서울경제레이디스클래식 우승, ADT캡스챔피언십 2위, 조선일보-포스코챔피언십 2위 등 상승세를 탔다.

◆약체팀 일본…‘지면 망신, 이겨도 본전’

객관적인 전력은 한국이 단연 우세하다. 한국 대표팀 13명의 현재 세계랭킹은 1위(박인비)부터 47위(이민영)다. 반면 일본팀의 최상위 랭커는 43위(오야마 시호)고, 169위(오에 가오리)까지 출전한다. 한국팀에는 13명 중 12명이 세계랭킹 40위 이내에 포진해 있지만 일본은 40위 안에 1명도 없다. 한국이 50위 이하의 ‘대표 2진급’을 선발한다고 해도 일본보다 순위가 높다.

일본의 전력은 2년 전보다 더 약해진 느낌이다. 미국에서 활약 중인 미야자토 아이와 미야자토 미카가 이번에도 출전하지 않았고 간판급 선수로 세계랭킹 44위인 요코미네 사쿠라(29)는 미 퀄리파잉스쿨 도전을 위해 불참했다. 눈에 띄는 선수는 시즌 3승을 거두며 일본 선수 중 상금랭킹 5위로 가장 높은 나리타 미스즈와 시즌 2승의 사이키 미키 정도다.

하지만 서로 자존심을 걸고 싸우는 한·일전의 성격상 안심할 수만은 없는 형편이다. 일본은 코스에 익숙한 안방 경기인 데다 져도 크게 잃을 게 없다. 반면 한국팀은 약체 일본에 ‘지면 망신, 이겨도 본전’이라는 압박감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