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부울경 경기, 올해보단 호전될듯
내년에 부산·울산·경남을 포함하는 동남권 경기가 유가 인하와 주력 제조업 경기회복 등의 영향으로 올해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유가 하락이 큰 폭으로 지속될 경우 동남권의 경기호전이 가파르게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BS금융경영연구소는 2일 ‘2015년 동남권 경제전망’ 보고서를 내고 내년 동남권의 경제성장률은 제조업, 서비스업, 건설업 등 전반적으로 올해보다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제조업 비중이 높은 동남권의 특성상 해외 수요 부진과 엔저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 영향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경제성장률은 전국 평균을 밑돌 가능성이 크다고 연구소는 밝혔다.

동남권 제조업 중 19.2%로 가장 비중이 큰 조선업은 환경 규제에 따른 에코십 건조와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요 확대에 힘입어 내년부터는 수주량 증가율이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 및 부품업은 엔저에도 불구하고 주요 시장인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수요 위축 현상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일본 차들이 엔저를 기반으로 적극적인 가격정책을 지속할 경우 수익성은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서비스업도 기초연금 등 복지예산 증대와 유가 하락에 따른 소비심리 상승효과 등을 고려할 때 올해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건설업 역시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대책과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증액 등으로 올해 수준 이상의 성장세를 예상했다.

그러나 석유 및 석유화학 업종은 엔저에 따른 수출 부진, 유가 하락으로 인한 정제 마진 축소, 재고 손실이 업황 개선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했다.

철강 업종의 경우 미국 수출이 호조를 보이겠지만 동남권 철강기업들은 수출 비중(33.6%)보다 내수 비중(66.4%)이 높은 구조여서 업황 개선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연구소는 분석했다.

그러나 원유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할 경우 미국 유럽 일본 및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국 등의 경제가 예상보다 높은 상승세를 보이면서 동남권이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백충기 BS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원전 폐쇄로 막대한 원유 수입 부담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 경제가 유가하락 영향으로 예상보다 크게 반등할 경우 엔화 약세 폭이 줄어들면서 동남권 주요 제조업의 성장세가 예상보다 더 커질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