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진보 성향의 반도체 직업병 조정위원 선임을 수용했다.

삼성전자는 자사 블로그 ‘삼성 투모로우’를 통해 조정위원장인 김지형 전 대법관의 조정위원 추천안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김 전 대법관은 삼성과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 가족의 합의로 조정위원장을 맡은 뒤 지난달 14일 조정위원 후보로 정강자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 교수를 추천했다.

삼성은 백 교수의 조정위원 선임을 놓고 고심을 거듭했다. 백 교수가 삼성과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반올림’ 측 시위 등에 참여해 삼성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왔다는 점에서다. 백 교수가 삼성과 피해 가족, 반올림 간의 피해 보상 논의 등에서 한쪽으로 치우칠 수 있다는 게 삼성의 우려였다.

조정위는 삼성과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 반올림 간의 피해 보상 문제 등을 제3자 입장에서 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조정위가 만든 조정안은 강제력은 없지만 협상 참가자들이 쉽게 거부하기는 어렵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조정위원 선임으로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 가족의 피해 보상이 지연돼선 안 된다고 판단해 백 교수 선임에 동의하기로 했다”며 “조정위가 이른 시일 안에 합리적이고 공정한 조정안을 마련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