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은행이 김한 행장 취임 이후 지난 1일 첫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행장과 감사를 뺀 본부장급 임원을 기존 14명에서 10명으로 줄인 가운데 5명에 대해 인사발령을 냈다. 새로 중용된 송종욱 부행장 등 5명의 공통점은 ‘영업통’이라는 점이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영업력 강화’를 내세운 김 행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김 행장은 그러나 “단기간의 성과에 집착하지 않는다”며 “광주은행이 100년의 영속기업으로 남게 하는 것이 목표이자 소망”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은행에 대한 투자도 시급하다”고 밝혀 보다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뜻임을 밝혔다. “전북은행장 취임 때 여신액이 3조2000억원에 불과했습니다. 이를 5년 만에 6조8000억원으로 늘렸습니다. 대부분 서울에서 돈을 끌어들였지요. 광주은행도 10조3000억원인 여신을 최대한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또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의 일정액은 지역을 위해 쓰겠다”고 강조했다. 전북은행은 수익의 10%를 지역사회에 환원하는데 광주은행도 10%에서 시작해 환원폭을 늘려나가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호남지역이 도움이 필요한 소외계층이 많은 반면 도움의 손길은 상대적으로 적은 게 현실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이 시너지효과를 내는 데도 우선순위를 둔다는 방침이다. 그는 “광주은행이 우리금융에 소속돼 있으면서 인프라는 물론 직원 교육에 대한 투자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며 “전산 서버를 12년째 같은 것을 쓰는데 이런 것부터 시급히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의 공동망을 통해 고객이 호남권 전역에서 편리하게 JB금융그룹의 금융서비스를 이용하게 하고 계열사 간 연계영업 강화를 통해 호남지역의 시장점유율을 높여나간다는 방안이다. 그는 “광주은행 인수에 따른 시너지효과가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며 “전산시스템만 하더라도 광주은행이 따로 시스템을 갖추지 않고 전북은행의 시스템을 활용한다면 최소 300억원 정도를 절감하는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주·전북은행은 통합하기보다는 지금처럼 따로 운영하는 시스템을 통해 경쟁 관계를 유지하게 된다. 그는 “두 은행은 사업구역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구조조정이나 지점 통합은 없을 것”이라며 “대형 은행과 경쟁하기보다는 지역은행의 규모에 맞는 중소기업이나 서민을 위한 영업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JB금융지주라는 큰 지붕 아래 광주은행은 지역 기업고객 중심으로, 전북은행은 소매고객 중심으로 특화 운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은행이 비가 오면 우산을 빼앗는다’고 하지만 가장 오랫동안 우산을 펼쳐주는 게 지역은행의 역할”이라며 “광주은행은 지역민, 지역기업과 끝까지 함께하는 은행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