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만점자' 4명 배출한 대구 경신고, 비결 물었더니
[ 김봉구 기자 ] 지방의 한 고교에서 대학 수학능력시험 전영역 만점자가 4명이나 쏟아져 나와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대구 경신고. 강남·목동·노원구 등 서울의 유명 학군 못지않은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자율형사립고다. 지난 1996년 막노동을 하며 공부해 서울대 인문계열 전체수석을 차지한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저자 장승수 변호사가 이 학교 출신이다.

3일 2015학년도 수능 성적표가 배부된 가운데 권대현 김정훈 이승민(동명이인) 군 등 경신고 재학생 4명이 원점수 400점 만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모두 자연계 수험생들이다. 특히 김정훈·이승민 군은 같은 반이다. 한 반에서 만점자를 2명이나 배출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경신고 박용택 진학부장은 “만점을 받은 4명의 학생들은 전국연합학력평가와 모의고사 등에서 번갈아 가며 전교 1등을 차지했다. 6월 모의평가에선 이승민 학생이, 9월 모의평가에선 또 다른 이승민 학생이 1등을 했다” 면서 “한 명이 독주한 게 아니라 최상위권 학생들이 선의의 경쟁을 벌인 게 만점자가 4명이나 나온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표준점수 기준으로는 권 군이 국어A형, 수학B형, 영어, 과학탐구 2과목에서 총점 533점을 받았다. 김 군이 531점, 동명이인의 이승민 군이 각각 529점과 528점을 받았다.

이들 학생은 서울대 의예과와 컴퓨터공학과 등에 지원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과학탐구에서 화학I과 생명과학I을 선택한 김 군은 연세대나 가톨릭대 의예과에 지원할 계획이다. 과학탐구II 한 과목 응시를 의무화 한 서울대에는 지원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 부장은 “해당 학생들은 대입 수시모집에도 지원했지만 가채점 후 만점이 예상되자 면접이나 논술 등 대학별고사에 응시하지 않고, 대신 정시에서 서울대 의대 등에 지원할 계획을 세웠다”고 귀띔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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