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넉달째 감소
강(强)달러 영향으로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네 달 연속 줄었다. 외환보유액이 4개월째 감소한 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월부터 8개월 연속 감소한 이후 6년여 만에 처음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11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이 3631억달러로 한 달 전보다 6억3000만달러 줄었다고 3일 발표했다. 외환보유액은 작년 7월부터 올해 7월(3680억달러)까지 13개월 연속 증가하며 다달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다 8월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은은 미국 달러화의 강세로 유로화, 파운드화 등이 상대적인 약세를 보인 가운데 이들 통화로 표시된 자산을 미 달러화로 환산한 금액이 줄어든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11월 중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는 1.2%, 파운드화 가치는 1.7%, 엔화 가치는 7.3% 떨어졌다.

고원홍 한은 국제총괄팀 차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 외환보유액 감소는 국내에서 외국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발생한 것이지만 최근 감소세는 환율 변동에 따라 달러화 환산 금액이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외환보유액을 국채나 회사채 등 유가증권, 예치금, 금 등으로 보유한다. 11월 말 기준 유가증권이 3315억3000만달러로 전체 외환보유액의 91.3%를 차지했다. 이는 한 달 전보다 6억5000만달러 줄어든 것이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