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주들의 실적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배당 매력이 투자의사 결정의 중요 변수로 부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향후 주요 IT 기업들이 배당을 늘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BOA메릴린치는 “삼성전자가 올해 자사주를 매입한 데 이어 내년에는 주당배당금을 1만4300원에서 2만원으로 40% 가까이 늘릴 전망”이라며 ‘중립’이었던 삼성전자 투자의견을 ‘매수’로 끌어올렸다. 2016년 주당배당금 전망치는 2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주주환원 정책이 본격화된 만큼 꾸준한 배당 확대가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2010년 이후 IT주들의 실적 개선을 견인했던 스마트폰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주요 가전제품도 선진시장 보급률이 포화점에 접어들었다”며 “당분간 IT주들의 성장성보다 주주가치 제고 노력이 부각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올해 실적이 크게 개선된 LG이노텍이 4년 만에 소액이나마 배당을 지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기 역시 이익은 급감했지만 삼성SDS 지분 매각을 통해 유입되는 현금 중 일부를 주주가치 제고에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주당배당금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최근 IT주들의 주가가 크게 하락해 기대 배당수익률이 높아진 만큼 배당 유망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주요 IT 관련주들의 현재 주가와 올해 이익 증감률에 따른 배당 확대 가능성을 따졌을 때, 배당 매력은 LS(예상 배당수익률 2.2%) LS산전(2.1%) 삼성전기(1.7%) 삼성SDI(1.2%) 삼성테크윈(1.1%)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LG전자(0.3%)와 LG이노텍(0.2%) 등 실적 개선이 지속되고 있는 종목들은 상대적으로 예상 배당수익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