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충격’으로 고전했던 삼성전자는 물론 현대차도 조금씩 되살아나고 있다. 3일 장중 삼성전자는 130만원, 현대차는 18만원을 넘어섰다. 이 때문에 최악의 상황은 지나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사주 매입과 같은 주주친화정책을 잇따라 발표, 투자심리가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한국 증시 '쌍두마차'의 부활
○삼성전자 다시 130만원대로

삼성전자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0.23% 오른 129만8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장중 최고가는 130만1000원. 지난달 26일 2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발표 때부터 계산하면 10만원 이상 주가가 올랐다. 장중 주가가 130만원대를 회복한 것은 지난 8월 초 이후 4개월 만이다.

삼성전자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도 조금씩 누그러지고 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휴대폰 영업이익 감소세가 올 연말을 분기점으로 멈출 전망”이라며 “분기 영업이익이 3조원에 육박할 만큼 업황이 탄탄한 반도체가 버티고 있다는 점도 삼성전자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는 23조588억원이다. 올해 추정치 24조6165억원과 엇비슷하다. 영업이익이 늘긴 힘들더라도 현 수준에서 크게 후퇴하지는 않을 것이란 의미다.

이른바 ‘이재용 효과’도 주가에 보탬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뒤 대규모 자사주 매입과 계열사 매각을 포함한 그룹 조직 개편 등을 발빠르게 처리한 점이 주주들을 안심시켰다는 것이다. 김지웅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주친화정책이 꾸준히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며 “제일모직 상장 이후 재개될 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도 삼성전자의 중장기 주가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설 카드 검토하는 현대차

시가총액 2위 현대차도 삼성전자와 엇비슷한 움직임이다.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 발표 이후 주가가 조금씩 올랐다. 이날 현대차의 종가는 전날보다 0.57% 오른 17만7500원이었다. 장중 최고가는 18만2500원에 달했다. 한국전력 부지 고가 매입 논란으로 15만원이 무너졌던 지난달 초에 비하면 10% 이상 주가가 뛰었다.

전문가들은 해외 판매실적이 나쁘지 않고 원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현대차의 지난달 미국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중국(7.6%), 인도(9.7%) 등에서는 여전히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엔화 약세로 일본 업체들의 할인 공세가 거세져 북미시장에서는 고전을 면하기 어렵겠지만, 성장 속도가 빠른 중국과 인도 등에서는 원화 약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현대차 주가의 남은 변수는 해외 공장 증설 발표와 내년 초 선보일 투싼 신모델의 초기 반응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가동률 110%를 넘어선 중국에서 조만간 4공장, 5공장 설립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가가 싸지면서 스포츠유틸리티 차량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투싼 신모델이 어느 정도 팔릴지도 현대차 주가와 관련한 관전 포인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