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5년 '忍苦의 세월' 견뎌낸 박삼구…그룹 정상화 속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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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진압박 등에도 사재 출연하며 그룹 재건 총력
아시아나항공·금호타이어, 채권단 관리 졸업 '가닥'
채권단 보유 금호산업 지분 인수 자금 마련이 관건
아시아나항공·금호타이어, 채권단 관리 졸업 '가닥'
채권단 보유 금호산업 지분 인수 자금 마련이 관건
▶마켓인사이트 12월3일 오전 3시23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2009년 유동성 위기를 겪은 이후 매진해온 ‘그룹 경영 정상화’ 노력이 5년 만에 빛을 보게 됐다. 지난달 채권단이 그룹 주력사인 금호산업의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졸업을 사실상 결정한 데 이어 조만간 아시아나항공과 금호타이어도 각각 채권단 자율협약, 워크아웃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재계에서는 “인고(忍苦)의 세월을 견디면서 경영 정상화를 추진해온 박삼구 회장이 이뤄낸 결실”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5년 만의 경영 정상화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4일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열어 워크아웃 졸업 여부를 논의한다. 채권단은 4일 논의 결과에 따라 연내 금호타이어 워크아웃 종료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금융권에서는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 졸업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채권액의 75%가량을 보유한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이 워크아웃 졸업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채권단 자율협약 졸업도 4일 결정된다. 채권단은 지난달 25일 이미 아시아나항공 자율협약 종결에 대해 의견을 모았다.
이에 앞서 그룹 주력사인 금호산업도 지난달 채권단으로부터 ‘조건부 워크아웃 졸업’을 승인받았다. 채권단은 금호산업 보유 지분 57.5%를 내년 상반기까지 매각한 뒤 워크아웃에서 졸업시킨다는 방침이다. 이로써 금호아시아나 계열사들은 2009년 4조원에 달하는 대우건설 투자자들의 풋백옵션(주식을 되팔 수 있는 권리)을 갚지 못해 유동성 위기에 빠진 지 5년 만에 경영 정상화 수순에 들어갔다.
금호아시아나 경영 정상화는 박삼구 회장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금호아시아나는 2006년 대우건설, 2008년 대한통운 등 ‘대어’를 잇따라 인수했으나 유동성 위기로 2009년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야 했다. 이른바 ‘승자의 저주’다. 당시 그룹 주력사인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금호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었다. 금호생명, 금호렌터카, 금호고속 등 알짜 계열사도 내다 팔아야 했다. 이 과정에서 박 회장은 동생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으로 2009년 7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1년여의 공백기를 거쳐 2010년 말 경영에 복귀한 박 회장은 ‘그룹 재건’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복귀 직후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경영 정상화를 위해 3330억원의 사재를 출연했다. 2010년 금호산업 무상 감자로 2500억원의 손실도 봤다. 그룹 관계자는 “박 회장은 그동안 경영 정상화를 위해 전 재산을 털어 넣다시피 했다”고 말했다.
○과제는 주력 계열사 지분 인수
그룹 경영 정상화 이후 관심은 채권단이 매각을 추진하는 주력 계열사 지분을 박 회장이 되사올 수 있느냐에 쏠린다. 이와 관련, 박 회장은 “우선 금호산업 인수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임직원들에게 강조했다.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 금호터미널, 금호리조트 등 계열사 지분을 많이 확보하고 있어서다.
박 회장이 금호산업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재 보유한 10.64% 지분에 더해 채권단 보유 지분(57.5%) 가운데 39% 이상을 사야 한다. 이 금액만 3000억원가량에 이를 전망이다. 그룹의 모태인 금호고속 인수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 회장이 금호고속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지만, 지분 100%를 보유한 사모펀드(IBK-케이스톤) 쪽에서 매각금액을 높일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이 2~3년 뒤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금호타이어 지분 인수자금을 어떻게 조달할지도 관심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박 회장이 금호 계열사 지분 인수에 성공하면 워크아웃에 들어갔던 대기업 가운데 옛 경영진이 주인 자리를 되찾은 최초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명/하수정/박종서 기자 agatha77@hankyung.com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2009년 유동성 위기를 겪은 이후 매진해온 ‘그룹 경영 정상화’ 노력이 5년 만에 빛을 보게 됐다. 지난달 채권단이 그룹 주력사인 금호산업의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졸업을 사실상 결정한 데 이어 조만간 아시아나항공과 금호타이어도 각각 채권단 자율협약, 워크아웃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재계에서는 “인고(忍苦)의 세월을 견디면서 경영 정상화를 추진해온 박삼구 회장이 이뤄낸 결실”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5년 만의 경영 정상화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4일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열어 워크아웃 졸업 여부를 논의한다. 채권단은 4일 논의 결과에 따라 연내 금호타이어 워크아웃 종료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금융권에서는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 졸업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채권액의 75%가량을 보유한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이 워크아웃 졸업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채권단 자율협약 졸업도 4일 결정된다. 채권단은 지난달 25일 이미 아시아나항공 자율협약 종결에 대해 의견을 모았다.
이에 앞서 그룹 주력사인 금호산업도 지난달 채권단으로부터 ‘조건부 워크아웃 졸업’을 승인받았다. 채권단은 금호산업 보유 지분 57.5%를 내년 상반기까지 매각한 뒤 워크아웃에서 졸업시킨다는 방침이다. 이로써 금호아시아나 계열사들은 2009년 4조원에 달하는 대우건설 투자자들의 풋백옵션(주식을 되팔 수 있는 권리)을 갚지 못해 유동성 위기에 빠진 지 5년 만에 경영 정상화 수순에 들어갔다.
금호아시아나 경영 정상화는 박삼구 회장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금호아시아나는 2006년 대우건설, 2008년 대한통운 등 ‘대어’를 잇따라 인수했으나 유동성 위기로 2009년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야 했다. 이른바 ‘승자의 저주’다. 당시 그룹 주력사인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금호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었다. 금호생명, 금호렌터카, 금호고속 등 알짜 계열사도 내다 팔아야 했다. 이 과정에서 박 회장은 동생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으로 2009년 7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1년여의 공백기를 거쳐 2010년 말 경영에 복귀한 박 회장은 ‘그룹 재건’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복귀 직후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경영 정상화를 위해 3330억원의 사재를 출연했다. 2010년 금호산업 무상 감자로 2500억원의 손실도 봤다. 그룹 관계자는 “박 회장은 그동안 경영 정상화를 위해 전 재산을 털어 넣다시피 했다”고 말했다.
○과제는 주력 계열사 지분 인수
그룹 경영 정상화 이후 관심은 채권단이 매각을 추진하는 주력 계열사 지분을 박 회장이 되사올 수 있느냐에 쏠린다. 이와 관련, 박 회장은 “우선 금호산업 인수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임직원들에게 강조했다.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 금호터미널, 금호리조트 등 계열사 지분을 많이 확보하고 있어서다.
박 회장이 금호산업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재 보유한 10.64% 지분에 더해 채권단 보유 지분(57.5%) 가운데 39% 이상을 사야 한다. 이 금액만 3000억원가량에 이를 전망이다. 그룹의 모태인 금호고속 인수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 회장이 금호고속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지만, 지분 100%를 보유한 사모펀드(IBK-케이스톤) 쪽에서 매각금액을 높일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이 2~3년 뒤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금호타이어 지분 인수자금을 어떻게 조달할지도 관심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박 회장이 금호 계열사 지분 인수에 성공하면 워크아웃에 들어갔던 대기업 가운데 옛 경영진이 주인 자리를 되찾은 최초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명/하수정/박종서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