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디바' 3人 3色…연말을 달군다
흔히 빌리 홀리데이, 엘라 피츠제럴드, 세라 본을 일컬어 ‘20세기의 3대 재즈 디바’라고 부른다. 수많은 재즈 싱어 가운데 이들의 이름이 나란히 선 까닭은 실력뿐만 아니라 전혀 다른 개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피츠제럴드가 재즈의 정석이었다면 홀리데이는 블루스를 바탕으로 한 호소력 짙은 목소리를 들려줬다. 본은 폭넓은 소화력을 선보여 사랑받았다.

‘한국의 3대 재즈 디바’로 불리는 나윤선, 웅산, 말로 역시 전혀 다른 개성을 지니고 있다. 블루스에 기반을 둔 웅산과 정통 재즈에 가장 가까운 말로, 다채로운 표현력의 나윤선이 연말을 맞아 각각 공연을 연다. 이들의 차이를 무대 위에서 확인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나윤선은 오는 23일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나윤선 크리스마스 재즈 콘서트’를 연다.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나윤선 콰르텟’ 멤버들인 스웨덴 출신 기타리스트 울프 바케니우스와 프랑스 아코디언 주자 뱅상 페라니, 콘트라베이시스트 시몽 타이유가 함께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공연 프로그램은 당일 공개된다.

지난 15년간 유럽을 주 무대로 활동해온 나윤선은 국제재즈페스티벌과 뉴욕 블루노트 등에 초청받으며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지난해 스위스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에서 보컬 경연 심사위원장을 맡았고 올해는 프랑스 비엔 재즈페스티벌의 상주 음악가로 선정돼 활약했다. 나윤선이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만~11만원. (02)548-4484

웅산은 21일 오후 7시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2014 스위트 재즈 판타지’란 이름의 공연을 선보인다. 17차례 그래미상 후보에 오른 퓨전재즈계의 거장 기타리스트 리 릿나워와 함께 무대에 오른다. 지난해 그래미상 후보에 오른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존 비즐리를 비롯해 베이시스트 멜빈 데이비스, 드러머 크리스 콜맨, 한국인 재즈 기타리스트 잭 리 등 ‘리 릿나워 프렌즈’와 드러머 박철우, 베이시스트 황호규, 피아니스트 민경인, 기타리스트 박경호, 퍼커셔니스트 김정균, 아코디언 주자 정태호 등 ‘웅산 프렌즈’가 연주를 담당한다. 웅산은 지난달 첫 베스트 앨범 ‘웅산 더 베스트’를 내놓기도 했다. 6만~15만원. (02)716-3316

말로는 26~28일 서울 동숭동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합동 콘서트 ‘패션, 그레이스&파이어’를 연다. 말로와 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 집시 기타리스트 박주원이 함께 무대에 선다. 각자 분야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 뮤지션들로 이들 세 명이 정식 무대에 함께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각각의 솔로 공연과 합동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6만6000~7만7000원. (02)3143-5480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