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명의(名醫) 전성시대…신간 ‘여의열전(女醫列傳)’ 화제
-여의학자 46인의 성공인생 이야기
-박효순 경향신문 의학전문기자 역작
-한국과학기자협회 ‘올해의 GSK의학기자상’

의료계에도 여풍(女風)이 불 것인가. 그동안 여성 리더의 사각지대로 인식돼왔던 병원에 여성 명의(名醫)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진료현장 곳곳에 국내 최고의 명의로서,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여의사들이 적지 않다.

국내 의료계의 새로운 시대를 이끌고 있는 여성 의학자들을 소개한 책이 나왔다. 박효순 경향신문 의학전문기자가 발로 뛰며 취재한 ‘여의열전(女醫列傳)’이라는 책이다.

이 책에는 여성 대학병원 원장과 의료원장을 비롯해, 의대 학장, 원로 여교수, 병원홍보 전문가 등 46명의 여성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어릴 때부터 두각을 나타냈고 남들보다 몇 배나 더 땀방울을 흘린 흔적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저자는 1년 넘게 전국을 다니며 이들을 인터뷰했다. 정확히는 2013년 3월 8일부터 2014년 4월 11일까지 매주 1회씩 1년이 넘게 지면에 게재한 기사들이다. 단순 의학 정보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휴머니즘과 여의사의 장점과 가능성을 조명했다. ‘여의열전’에는 여성 의학자들이 전문분야로 하고 있는 질환의 건강과 의학정보 46가지도 함께 수록돼 있다. 책에 소개되는 여성 의사에 대한 해당 병원장 등의 짧은 인물평도 눈길을 끈다. 남성 명의들 못지 않게 소신있고 강단있는 여의들을 만나보고 싶다면 이 책을 필독할 것을 권한다.

소아 수술의 달인 박귀원, 이종이식의 권위자 안규리, 심장초음파의 고감도 센서 심완주, 시각재활의 문을 연 문남주, 안성형의 리더 김윤덕, 이명·난청 분야의 희망봉 박시내, 소아 간이식의 베테랑 이남준, 난치성 근육병의 슈퍼루키 박영은, 소아알레르기의 선구자 편복양, 맞춤 암치료의 개척자 최은경, 항암 연구의 선봉장 라선영 등….

위암으로 부친을 떠나보내며 암 고치는 의사를 꿈꾼 최은경 교수, 남편의 내조를 받으며 늦깎이 인턴에서 간경화 치료의 희망봉으로 떠오른 박정화 교수, 태권V소녀에서 소아 간이식의 ‘신의 손’이 된 이남준 교수, 금녀의 벽을 깨고 비뇨기과 여성전문의 1호가 된 윤하나 교수 등도 의료계의 감춰진 별들이다. 저자는 이 책으로 한국과학기자협회가 선정하는 ‘올해의 GSK의학기자상’을 수상했다. 경향신문 발간, 336쪽·1만 8000원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