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예산이 뭐길래 여의도가 들썩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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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딜
이준서 지음 / 에스씨지북스 / 237 쪽 / 1만2900원
이준서 지음 / 에스씨지북스 / 237 쪽 / 1만2900원
![[책마을] 예산이 뭐길래 여의도가 들썩일까](https://img.hankyung.com/photo/201412/AA.9357681.1.jpg)
《레드딜》은 국회 출입 기자가 예산과 정치의 함수관계를 풀어낸 ‘예산 개론서’다. 예산이 국회에서 어떻게 심의되고, 어떤 곳에 쓰이는지를 알려준다. 책 제목인 ‘레드딜(red deal)’은 국회의원과 관료가 국민 혈세로 조성된 예산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나눠 먹는 행태를 뜻한다. 의원들은 다음 총선에서 당선되기 위해, 관료들은 부처 이익을 위해 각각 세금을 흥정의 대상으로 삼는다.
이 의원은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하지만 지난 7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때 그가 펴낸 11쪽짜리 선거 공보물에는 박 대통령의 이름이나 사진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지역에 예산을 폭탄처럼 투하하겠다’는 말이 반복된다. ‘돈 가져온 자 마음을 얻는다’는 이 책의 표현이 이 의원의 당선 이유를 말해준다.
박 전 장관은 2011년 “포크 배럴에 맞서 재정 건전성을 복원하겠다”고 했다가 의원들에게 “어떻게 국회의원을 돼지에 비유할 수 있느냐”며 뭇매를 맞았다. 미국 정치 용어인 포크 배럴은 의원들이 정부 보조금이나 교부금을 따내기 위해 모여드는 것을 의미한다. 옛날 농장주가 여물통에 절인 돼지고기 한 덩어리를 던져주면 노예들이 몰려들던 장면에 비유한 것이다.
저자는 이처럼 기존의 학술적인 예산 서적들과 달리 시사적 이슈를 중심으로 각종 쟁점을 풀어냈다. 예산 낭비를 막고 재정 건전성을 지키기 위한 고민도 묻어 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