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직장인 글쓰기 기초는 讀心術
본디 남성인데 여성성이 강해져 중성화된 사람은? 정답은 ‘회장님’이다. 회장은 여성성을 가진다. 수시로 의심하고 애정에 목마르다. 세심하면서 ‘나는 당신 편이다’라는 걸 보여줘야 믿는다. 한편 세게 보이고 싶어하고, 별것도 아닌 일에 불같이 화를 낸다.

‘글쓰기 컨설턴트’ 강원국 씨는 기업에서 17년, 청와대에서 9년간 일하면서 대부분 글쓰기와 관련된 일을 했다. 그는 《회장님의 글쓰기》에서 직장에서 통하는 글쓰기 비법을 전한다. 그는 직장에서 글쓰기는 ‘회장’으로 대변되는 상사의 심리를 읽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말한다.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위하며, 그것을 어떻게 말과 글로 표현하는지 꿰뚫어야 좋은 글이 나온다는 설명이다. 상사가 “일찍 들어가”라고 했다고 정말 일찍 퇴근하면 안 되는 것처럼 글쓰기는 논리와 수사 위에 심리학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보고서 기획서 연설문 보도자료 매뉴얼 등 직장에서 만들어지는 글은 모두 소통이다. 저자는 소통을 위한 직장 처세를 자세히 알려준다. 보고서를 쓸 땐 사원의 눈으로 쓰지 말고, 두세 단계 위의 상사를 염두에 두고 써야 한다. 기획서에는 자신감이 묻어나야 한다. 보고서는 내용보다 타이밍이 더 중요하다. 약간 미흡하더라도 한 박자 빠른 보고가 낫다. 뜬구름 잡는 소리 하지 말고 숫자로 말해야 한다. 가장 위험한 것은 추측과 예단이며, 확인하면 중간은 간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