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팔리는 것과 망하는 것의 차이
위니아만도는 1995년 김치냉장고 딤채를 처음 선보여 그해 4000대를 시작으로 1997년 8만대, 2002년 74만대를 팔았다. 기존 냉장고와 차별화한 제품 콘셉트 덕분이었다. 동원F&B는 쌀밥이 장악한 즉석밥 시장에서 차별화한 ‘즉석 발아현미밥’을 2007년 내놨지만 판매가 부진했다. 2년 뒤 선도 브랜드들과 같은 ‘즉석 쌀밥’으로 콘셉트를 바꾸자 매출이 늘었다. 차별화 콘셉트가 성공하려면 사용가치, 즉 제품을 사용해보고 느끼는 필요성이 뒤따라야 성공할 수 있다. ‘즉석 발아 현미밥’은 고객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반면 딤채는 고객의 니즈가 충분했던 것이다.

《끌리는 컨셉의 법칙》은 시장에서 확인된 실제 사례들을 통해 ‘성공하는 콘셉트 개발의 비밀’을 17가지 법칙으로 정리했다. 법칙마다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의 원인을 밝혔다. 저자는 “열등한 콘셉트는 우월한 콘셉트를 이길 수 없다”며 “결국 콘셉트를 파는 것이고 물건은 슬쩍 끼워주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덴마크 우유에 명화를 입히고, 말보로 담배에 마초 같은 남자들의 사진을 내걸자 매출이 급증했다. 즉석밥 시장의 선두인 CJ제일제당은 초기에 ‘햇반’을 ‘편리한 밥’ 콘셉트로 내놔 실패할 뻔했다. 주부들의 죄책감을 자극했던 탓이다. ‘맛있는 밥’으로 콘셉트를 바꾸자 판매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