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폭설…채소값 1주일새 최고 63% 뛰어
이달 들어 찾아온 한파와 폭설로 채소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 특히 기온 변화에 민감한 대파, 깻잎, 시금치 등 엽채류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지난 1~3일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채소의 평균 도매가격은 품목별로 지난주보다 최고 60% 이상 올랐다. 상품(上品) 대파(1㎏) 가격은 1515원으로 전주 평균 931원에 비해 63% 뛰었다. 깻잎과 시금치값도 1주일 전보다 각각 32%, 30% 상승했다. 최근 여성들에게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콜라비값도 36%가량 껑충 뛰었다.

일부 과채류 가격도 오름세를 보였다. 가지(8㎏)는 3만1865원으로 전주 대비 48% 올랐다. 조선 애호박과 청양고추도 전주 대비 30%가량 높은 값에 거래됐다.

채소값은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내림세였다. 따뜻한 날씨가 이어졌고 장마, 호우 등에 따른 피해도 없어 작황이 좋았기 때문이다. 일부 품목은 전년에 저장해놓은 물량까지 풀리면서 ‘풍년의 역설’을 톡톡히 겪었다.

하지만 이번주부터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지난달 28일 기준 대파(1㎏) 가격은 1년 전보다 28%가량 낮은 964원이었지만 이달 들어 20%가량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종철 롯데마트 채소 상품기획자는 “한파로 인해 일부 농작물이 얼어죽고 있으며 서해안 일부 지역에서는 폭설로 출하 작업마저 지연되고 있다”며 “향후 농가의 난방비가 판매가에 반영될 경우 채소 가격은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배추값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3일 배추(10㎏) 평균 가격은 3093원으로 전주(3265원)에 비해 10%가량 떨어졌다. 지난달 말까지 김장 성수기가 지나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유통업체들은 최근 가격이 급등한 품목을 중심으로 할인 행사를 벌이고 있다. 롯데마트는 오는 10일까지 대파, 시금치, 애호박 등 가격이 급등한 채소 20여개 품목을 최대 40% 할인 판매한다. 이마트도 같은 기간 파프리카, 버섯, 취나물 등을 15~40% 저렴한 값에 내놓는다.

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