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사 거쳤던 고용·산재보험 신고…세무사 일괄 처리로 불편 없앴죠"
“누구나 한 번쯤 세금 때문에 골치 아플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고민하지 말고 세무사를 찾으세요.”

정구정 한국세무사회 회장(사진)은 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수많은 사람이 세금 문제로 힘들어하면서도 정작 전문가인 세무사를 찾지 않을 때가 많다”며 이렇게 말했다. 비용 걱정, 시간 부족 등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세무사를 막상 찾아가보면 비용이 생각보다 저렴해 깜짝 놀랐다는 분이 많다”며 “방문이 힘들면 전화로도 얼마든지 기본적인 문제는 해결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세무사를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문턱을 낮춰주기 위해 서울 서초동에 있는 한국세무사회관 내 무료 세무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세무사가 상주하면서 무료로 세금 문제를 상담한다.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언제든 가능하다. 전화(02-521-9451)로 미리 간략한 내용을 문의할 수도 있다. 그는 또 ‘세무사를 알아두는 것이 생활의 지혜’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정 회장이 이런 활동을 세무사의 고객 확보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이런 이유보다 30년 넘게 세무사 생활을 하면서 복잡한 세금 문제를 혼자 해결해 보려다 불이익을 당한 안타까운 사례를 너무 많이 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거래할 때나 돈을 벌 때, 물건을 사고팔 때와 같이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할 때 피할 수 없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세금”이라며 “세무사를 만나면 세금 문제뿐 아니라 이런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여름 세무사회장 3선에 성공한 정 회장은 임기 동안 공인회계사에 대한 세무사 자동자격 부여 폐지, 세무사에 기업진단 업무 부여 등 세무사 업계 숙원이었던 굵직한 사업을 모두 해결했다. 올해 들어서는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사업인 고용·산재보험 사무 대행 건도 성사시켰다. 지금까지 노무사만이 할 수 있던 고용산재보험 업무를 지난 1일부터 세무사도 대행할 수 있게 됐다.

고용보험 및 산재보험 신고는 세무사가 납세자의 기장 대행과 세무신고를 대리하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수반되는 업무다. 그럼에도 그동안 해당 업무는 노무사만 처리할 수 있어 세무사에게 회계·세무업무를 맡긴 150만 영세사업자와 중소사업자가 노무사를 또 찾아가야 하는 불편을 겪어왔다. 정 회장은 “중소 사업자의 90% 이상이 세무사에게 장부 기재와 세무신고 업무를 맡기는 상황인데도 세무사가 4대보험 업무를 대행할 수 없어 사업자가 불편을 겪었다”며 “법 개정으로 이달부터 불편이 해소됐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공익재단을 설립해 사회공헌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는 “회원들의 기부금을 모아 지난해 장학금 3억8000만원을 저소득층 가정에 전달했고 올해도 이웃돕기 후원금 12억원을 모금했다”며 “형편이 어려운 우리 이웃에게 도움의 손길을 주저하지 않는 세무사회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