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 '제자리'] 내수·수출 부진에 소득도 '찬바람'…실질 GNI 증가율 30개월來 최저
내수에 이어 수출까지 부진해지면서 지난 3분기 국민소득이 제자리걸음을 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3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 분기보다 0.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올해 1분기(0.5%), 2분기(1.1%)까지 개선됐던 증가율이 큰 폭으로 꺾이면서 2012년 1분기(0.3%)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실질 GNI는 국민이 국내뿐 아니라 국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한 국가가 생산한 부가가치인 실질 국내총생산(GDP)에서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무역손익, 국외순수취요소소득(국민이 해외에서 받은 소득-외국인이 국내에서 번 소득)을 반영해 계산한다.

3분기 실질 GDP 증가율은 전 분기 대비 0.9%로 지난달 발표된 속보치와 같았다. GNI 증가율이 GDP 증가율을 큰 폭으로 밑돈 것은 실제 국민의 지갑 사정이 경제성장률을 쫓아가지 못했다는 의미다.

전체 제조업 GDP는 0.8% 줄었다. 정보통신기술(ICT) 제조업이 전 분기보다 10.3% 급감하면서다. 민간소비는 1.0% 증가했다. 하지만 수출이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2.2% 감소하고 수입도 0.5% 줄었다. 설비투자도 0.5% 감소세로 돌아섰다.

KDI는 이날 ‘12월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경기 관련 주요 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점차 둔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한국 경제 전반이 부진하다고 우려한 데 이어 올 들어 KDI의 경기 진단 중 가장 비관적이다.

KDI는 미국을 제외한 주요국 수출이 감소하고 하루평균 수출액 증가세도 둔화된 점을 지적했다.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3포인트 하락해 기준치인 100.0까지 떨어졌다. KDI는 “내수 지표가 부진한 가운데 수출도 감소세로 전환하는 등 한국 경제의 총수요가 둔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경고했다.

김유미/김주완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