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감독이 말하는 승리 해법 "지도자는 창의·유연성 갖춰야"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독일·사진)이 축구 지도자들에게 필요한 덕목으로 ‘창의력과 유연성’을 강조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4일 경기 파주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2014 대한축구협회 ‘기술 콘퍼런스&축구과학회’에 참석해 ‘현대 축구 지도자들에게 필요한 역량과 덕목’을 주제로 강연했다.

약 1시간 동안 스페인어로 강의한 그는 판단 실수로 인한 위험성에 대해 얘기하면서 “지도자들은 S.O.S를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첫 번째 S는 시스템(system)으로, 지도자들이 지나치게 특정 전술만 고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O는 조직(organization)이다. 조직력을 강조하는 것은 좋지만 너무 얽매여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10월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을 예로 들어 “경기 시작은 4-2-3-1로 했지만 수시로 4-3-3, 4-2-4로 포메이션이 바뀌는 모습을 볼 수 있었을 것”이라며 “최전방 공격수와 최후방 수비수의 간격 유지만 된다면 대형 자체는 선수들이 어느 정도 알아서 판단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S는 계획(scheme)이다. 훈련 등을 너무 계획대로만 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계획이 전혀 없어도 문제지만 모든 것을 계획대로만 꾸려간다면 단조로움 속에 빠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자신이 제시한 ‘S.O.S’에 빠지지 않으려면 우선 어릴 때부터 선수를 다양한 포지션에서 뛰게 하며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나도 축구를 처음 시작할 때는 골키퍼였다”며 “많은 포지션을 어릴 때부터 소화해야 지도자들이 특정 시스템을 고집하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조직력에 대해서는 “한국 선수들은 조직력이 우수하다”면서도 “탄탄한 조직력 위에 그것을 순간적으로 깨고 나갈 수 있는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창의력을 앞세워야 팀 상황에 맞는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