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업 도중 베링해서 침몰한 사조산업의 501오룡호. 사진=사조산업 제공
조업 도중 베링해서 침몰한 사조산업의 501오룡호. 사진=사조산업 제공
"이제 배 안의 등이 전부 꺼졌어요. 선원들을 저렇게 만들어놓고 무슨 면목으로 살겠습니까."

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조업 도중 침몰한 사조산업 '501오룡호'의 마지막 교신 내용이 공개됐다.

침몰 직전 오룡호 김계환 선장은 같은 사조산업 소속 동료와 가진 무전 교신에서 "배와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선장의 동생인 김세환 씨는 3일 "형님과 같은 회사 소속인 '69오양호' 이양우 선장이 국제전화를 걸어와 이 같은 내용의 마지막 무전 교신 내용을 알려줬다"고 밝혔다.

김세환 씨의 말에 따르면 김 선장은 오룡호 침몰 직전 이양우 선장에게 무전을 보내 "형님께 하직인사를 해야겠다"고 알렸다는 것.

균형을 잡은 듯한 배가 10분 만에 급격히 왼쪽으로 기울어져 퇴선 명령을 받았다는 김 선장의 무전에 심상치 않은 상황임을 감지한 이 선장은 "빨리 나오라"고 했지만, 김 선장은 "저는 이 배와 끝까지 함께 가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김 선장은 "이제 배 안의 등이 전부 꺼졌다"며 "선원들을 저렇게 만들어놓고 무슨 면목으로 살겠냐"고 했고, 이에 이 선장은 "살다보면 이런 일 저런 일이 많다. 별일 아닐 수 있다"며
"전부 살아나서 부산에서 소주 한잔하자"고 답했다.

이에 대해 김세환 씨는 "회사로부터 퇴선 지시를 받은 오후 4시(현지시각) 이후 배가 침몰하기 직전 사이에 보낸 무전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조산업 측은 김 선장과 이 선장의 무선 교신 전문을 입수했으나, 현재 일부 실종자 가족의 요청으로 이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한편 오룡호 김계환 선장의 애타는 마지막 교신 내용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오룡호 선장님과 선원 분들, 기적처럼 돌아오시길", "배와 마지막까지 함께라니. 누구완 너무 다르네요", '오룡호 선장님의 마지막 교신 내용 듣고 눈물이 흘렀습니다" 등의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