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 합병 두 달…목표가 20만원 허상이었나
다음카카오가 공식 출범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합병 후 20만원까지 거뜬히 오를 것'이라던 증권가 전망과는 동떨어진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예상 밖의 흐름에 증권사들은 목표가를 낮추기 시작했다. 동시에 서둘러 새로운 사업을 증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증권가, 두 달 만에 '변심'한 까닭은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음카카오 주가는 공식 출범한 지난 10월1일 이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두 달간 종가 기준 최고가는 15만6000원. 장중 13만원대로 떨어지는 일도 잦았다. 합병 전 대부분의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가 20만원에는 턱밑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다음카카오가 합병을 발표했을 당시 증권가는 일제히 환호하며 "주가가 20만원까지 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지난 8월 합병 계약 체결이 승인된 뒤 본격적으로 다음카카오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졌다. 목표주가 추가 상향 가능성을 제시한 증권사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두 달 사이 증권가의 시각이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지난 9월18일 목표주가를 20만원으로 높였던 신한금융투자는 지난달 18만원으로 다시 낮췄다. 미래에셋증권도 두 달 전 제시한 20만원에서 17만원으로 지난달 조정했다. 우리투자증권은 10월1일 19만원으로 상향한 이후 한달 뒤인 지난달 7일 17만원으로 하향했다.

3분기 실적에서 카카오가 모바일 게임 이외의 신규 수익모델 증명에 실패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게임 이후에 기대했던 광고 매출 성장 스토리가 한박자 지연됐다"고 진단했다.

◆"어중간한 간보기 투자 안된다"

증권가는 다음카카오에 애정 어린 조언을 쏟아내고 있다.

김창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이제부터는 속도가 생명"이라며 "다음카카오의 높은 주가순이익비율(PER)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수익모델을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바일 비즈니스 사업에선 대체재가 많기 때문에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성종화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 역시 "실탄을 아낄 때가 이니다"라고 지적했다. 성 연구원은 "재미있는 신사업 아이디어가 있다면 면밀히 검토분석한 후 공격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며 "어중간한 간보기 투자는 안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카카오택시 사업은 카카오톡과의 시너지를 잘 살려서 시작부터 공격적 투자를 해야 한다"며 "콜택시앱은 한꺼번에 3, 4개 기업이 진입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4분기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카카오스토리의 모바일 광고와 전자지갑 서비스 '뱅크월렛카카오'에 기대를 걸었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스토리 모바일 광고 중 특히 ‘오늘의 추천'과 ‘성과형 광고’ 매출액 인식이 본격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를 중심으로 한 성장세를 기대할 만 하다"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