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철강업계의 마지막 '빅딜'이 이뤄졌다. 포스코는 포스코특수강을 세아베스틸에 매각하기로 했다. 포스코가 얻은 것이 더 많다는 분석이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는 포스코특수강 보유지분 72.1% 중 52.3%를 세아베스틸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예상 매각가격은 5672억원이다.

포스코특수강 지분 중 재무적투자자(FI) 보유분 23.9%도 동반매도 청구권이 부여돼 세아베스틸의 인수가 예상된다. 최종적으로 포스코특수강 지분은 세아베스틸 76.1%, 포스코 19.9%, 우리사주조합 3.6%, 자사주 0.3%로 구성될 전망이다.

윤관철 BS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포스코가 보유한 포스코특수강 장부가격 6288억원을 기준으로 포스코 잔여지분 20%를 제외하고 단순 계산하면 최대 2500억원 수준의 차익이 가능할 것"이라며 "또 3년간 이익공유 조항을 통해 추가적인 매매대금 정산도 기대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계약 완료 후 포스코특수강의 향후 3개년 연평균 이익이 일정금액을 초과하면, 포스코는 세아베스틸로부터 약정된 차후정산 매매대금을 받기로 했다. 포스코특수강 매각차익은 내년 1분기 포스코에 인식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종형 대신증권 연구원은 "포스코는 만족할 만한 가격으로 포스코특수강을 매각했다"며 "권오준 회장 부임 이후 추진 중인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거래는 포스코의 단기 및 중장기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이번 매각이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포스코 경영진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했다.

세아베스틸은 인수자금 부담이 예상되고, 이익 변동성도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다.

김현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우선주까지 인수한다면 세아베스틸은 총 8272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며 "현재 보유 현금은 900억원 정도에 불과해 대부분 차입에 의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아베스틸 입장에서는 특수강 사업의 확장과 현대제철의 특수강 증설에 대한 대응이란 명분이 있다. 그러나 인수금액 부담과 실적 변동성이 확대된다는 단점도 감안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포스코특수강은 전체 매출의 60%가 STS특수강 매출로 구성돼 있다. STS특수강의 원료는 니켈이기 때문에 포스코특수강의 실적은 니켈 가격에 따라 영업이익이 변동되는 특성이 있다.

김 연구원은 "이는 일반탄소강을 생산하면서 안정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세아베스틸의 기존 사업과는 차이가 있는 부분"이라며 "포스코특수강 인수 후 세아베스틸의 실적은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고, 이는 장기적으로 주가 할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