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 채권시장에서 장단기 금리 차가 좁혀지면서 변동금리와 대출금리 차이도 줄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3년 이상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는 고정금리 상품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年 3%대 고정금리 주택대출 '인기몰이'
○고정금리, 올들어 1%P 이상 하락

대출받을 당시 금리가 만기 때까지 고정되는 순수 고정금리 상품 중 주택금융공사에서 내놓은 상품이 주로 팔리고 있다. 은행이 내놓은 상품도 있지만 준정부기관인 주택금융공사보다 조달금리와 가산금리가 높아 연 4%대 중반이 넘는 고금리를 감수해야 한다.

주택금융공사의 고정금리 상품인 보금자리론 금리는 주택금융공사가 매월 발표한다.

이번달 금리는 10년 만기 기준 연 3.2%다. 15년 만기는 3.3%, 20년은 3.4%, 30년은 3.45%다. 하나은행에서만 판매하는 ‘아낌e-보금자리론’은 만기별로 이보다 0.1%포인트 낮은 최저 연 3.1%(10년)~3.35%(30년)다.

이는 올 1월보다 1%포인트 이상 내려간 것이다. 연초만 해도 보금자리론 금리는 연 4.3~4.55%에 달했다. 높은 금리 때문에 1~3월 신규 취급액이 각각 1691억원, 1831억원, 1887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금리가 하락하면서 6~8월 7970억원, 8108억원, 8593억원으로 올라서더니, 금리가 연 3%대 초반으로 내려간 10월과 11월에는 각각 1조1815억원, 1조2693억원의 대출이 이뤄졌다.

또 다른 고정금리 상품인 적격대출도 금리 경쟁력을 되찾았다. 적격대출은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재원을 금융회사에 공급하기 위해 만든 상품이다. 보금자리론과 달리 대출금리를 원칙적으로 은행이 정하지만 주택금융공사가 상한선을 둬 은행 마음대로 올릴 수 없다.

올초 4%대 중반이던 적격대출 금리는 현재 연 3.3%대다. 1~6월 신규취급액은 월평균 500억원대였지만 금리조정형 적격대출이 출시된 8월 한 달 3조8859억원으로 늘었고, 9~11월에도 평균 1조2000억원이 나갔다.

○“3년 이상 대출은 고정금리 고려”

정정일 주택금융공사 보금자리론 부장은 고정금리가 내려간 이유로 “올 들어 단기금리보다 장기금리가 더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단기금리 기반 변동금리와 장기금리 기반 고정금리의 차이가 많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주택금융공사의 고정금리 상품은 은행대출 금리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시중은행이 내준 주택담보대출 금리(신용 1~3등급 기준)는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이 연 3.15%로 가장 낮았고 이어 국민 3.24%, 씨티 3.3%, 우리 3.31%, 외환 3.32%, 신한 3.35%, 하나 3.41% 순이다.

물론 여기에는 5년 고정 후 변동금리로 바뀌는 혼합형 대출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현재 고정금리 상품은 순수 변동금리와 비교해도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순수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은 은행별로 연 2.9~3.1% 수준이다. 보금자리론 금리와 같거나 조금 낮아 1%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던 올해 초반과는 다른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 금리 인상 등의 변수를 고려해볼 때 지금은 금리상승 위험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라며 “3년 이상 대출을 받을 계획이라면 고정금리 상품이 매력적”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다만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있는 만큼 만기 1~2년짜리 단기대출은 변동금리가 낫다”고 덧붙였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