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호모 크리에이티브'가 기업의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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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재산이 경쟁력 가르는 시대
창의적인 지재권 전문가 육성해
기업경영 전략도구로 활용해야"
구자열 < 한국발명진흥회 회장·LS그룹 회장 >
창의적인 지재권 전문가 육성해
기업경영 전략도구로 활용해야"
구자열 < 한국발명진흥회 회장·LS그룹 회장 >
![[CEO칼럼] '호모 크리에이티브'가 기업의 경쟁력](https://img.hankyung.com/photo/201412/AA.9361664.1.jpg)
한국도 전통적인 효자산업이었던 조선, 정유, 철강, 석유화학 분야에서 중국이 턱밑까지 쫓아오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이런 전통제조업의 위기 속에서 그나마 한국 경제를 지탱하던 정보기술(IT), 자동차까지 일본과 미국 등 지식기반 기업들의 반격에 흔들리면서 우리 산업이 ‘넛크래커’ 상황에 빠졌다는 위기론이 거세지고 있다.
이는 한국 기업들이 후발주자로서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 전략으로 성장해 왔던 이력과 무관하지 않다. 과거에는 새로운 제품과 기술이 나오면 이를 벤치마킹해 더 좋은 제품을 더 싸게 시장에 출시해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다양성과 변동성이 커져가는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통찰력과 산업 간 기술의 융합을 통해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퍼스트 무버(선도자)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 창의적인 사고로 무장한 이른바 ‘호모 크리에이티브(Homo Creative)’형 인재인 지식재산전문가를 육성해야 한다. 21세기 지식기반경제 시대에는 지식재산의 창출과 활용, 보호가 기업의 선택이 아닌 필수조건이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외 기업들 사이에서는 지식재산 전쟁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세계적인 의류 브랜드인 영국 버버리가 중국과 대만, 한국 등 각지에서 영문 로고와 체크무늬 디자인에 대해 소송을 걸었었고 삼성전자와 애플 스마트기기를 둘러싼 특허 소송은 21세기 가장 치열한 특허 전쟁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9월19일 뉴욕 증시에 화려하게 등장한 중국 알리바바의 오픈마켓인 티몰은 상표권을 보유한 회사만 입점이 가능하게 하는 정책을 펼쳐 불법 복제상품 판매를 방지했다. 지식재산권 이슈를 사전에 차단하는 영리함을 보인 것이다. 티몰은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점유율 52.1%(연 약 62조원)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의 지식재산권 관련 소송도 폭증하고 있다. 2008년 74건에서 2012년 1317건으로 최근 5년새 16.8배 늘었다. 2012년 한 해 1건 이상 지식재산권 침해를 받은 기업은 전체의 5.6%였다.
지식재산 전문가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제는 지식재산 전문가에 대한 개념의 확장이 필요한 때다. 과거에는 지식재산 전문가를 기업 내 개발 관련 연구자나 특허 담당자로 국한시켰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식재산의 창출, 활용, 보호의 업무 범위가 확대되면서 개발자뿐 아니라 상품·마케팅 담당자와 경영자에 이르기까지 전 임직원이 지식재산 전문가의 책무를 맡았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또 지금까지 대부분의 기업은 특허나 상표와 같은 지식재산을 수동적이고 방어적인 측면에서 주로 다뤄왔지만 이제는 보다 선제적이고 능동적인 기술전략 측면에서 지식재산을 대해야 한다. 1990년대 후반 이후 이른바 ‘특허괴물’의 활동이 늘어나고 경쟁기업들의 특허공격이 잦아지면서 기업들은 방어적 의미에서 별개의 지식재산(특허) 전담팀을 구축해왔다. 하지만 기술변화의 흐름이 빠르고 지식재산이 기업의 핵심적인 전략적 도구로 활용되는 시대에는 기존의 기술전략부문 조직과의 협업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운영돼야 한다. 21세기는 지식재산권 시대다. 우리 모두 호모 크리에이티브가 돼야 한다.
구자열 < 한국발명진흥회 회장·LS그룹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