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박스권이 지속된 탓인지 전문가들이 내놓은 내년 증시 밑그림도 장밋빛 일색이던 예년과는 달리 무채색에 가깝다. 대부분 ‘박스피(박스권+코스피)’ 돌파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종목 간 주가 차별화도 심해질 전망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가 가까워질수록 신흥국 증시를 둘러싼 외국인 자금 흐름이 크게 변동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의 회복 경로가 순탄치만은 않은 데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도 이 여파로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제도 변경에 따른 증시 환경 변화도 내년 증시에 대한 경계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당장 내년 상반기부터 가격제한폭이 15%에서 30%로 확대되면서 주가 변동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래저래 내년 한 해도 마음 편하게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은 되기 힘들 것이란 결론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성장성이든 안정성이든 색깔이 뚜렷한 종목들로 더욱 견고하게 포트폴리오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낙폭 과대주들이 반등하기보다 ‘달리는 말’이 더 달리는 양극화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따라서 수출주보다 내수주를 선호하는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배당과 지배구조 이슈, 중국 수혜주 등은 내년에도 관심을 모을 만한 테마로 꼽혔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