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개성공단 노동자의 최저임금 인상률 제한을 없애겠다고 발표해 파장이 일고 있다.

북한의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6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지난달 20일 ‘개성공업지구 노동규정’의 10여개 조문을 개정했다고 발표했다.

개정안에는 종업원의 월 최저노임을 50달러로 하되, 인상률은 전년도의 5%를 넘지 않도록 한 내용이 삭제됐다. 임금을 산정할 때 중앙공업지구지도기관(중앙특구개발총국)이 노동생산 능률과 공업지구 경제발전 수준 등을 고려하도록 한 부분도 사라졌다. 이렇게 되면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5만여명의 최저임금을 무제한으로 인상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우리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킬 뿐 아니라 정부가 추진해 온 개성공단 국제화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개성공단의 최저임금은 남측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와 북측 중앙특구개발총국 합의 결정한다. 2007년부터 해마다 5% 올라 현재 70.35달러다. 북측 노동자들은 최저임금에 수당, 상금, 장려금 등을 더한 실질임금을 받고 있다. 북한은 지난 6월 말 열린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에서 임금 체계 개선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 관계는 “북한의 노동규정 개정은 남북 당국 간 합의가 선행돼야 하는 사안으로 이번 최저임금 인상률 제한 철폐를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