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호스' 김부겸, 당권 도전 문재인 출마 여부에 달렸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차기 당권 레이스에서 문재인·정세균·박지원 의원 등이 ‘빅3’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에 출마했다 석패한 김부겸 전 의원(사진)이 ‘다크호스’로 급부상하는 모습이다. 김 전 의원은 7일 “당락 때문이 아니라 (내년 2월8일 대표 등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어떤 경쟁의 장으로 만들지, 그런 준비가 돼 있는지 등을 고민 중”이라며 “룰이 정해지면 곧 (출마 여부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전당대회준비위원회는 8일 토론회를 열고 최대 쟁점인 대의원·당원·일반국민 간 투표 반영비율 등에 대해 조율한 뒤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경기 군포에서 3선을 했던 김 전 의원은 19대 총선과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에 출마했다가 잇따라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두 번 모두 40% 넘는 득표율을 기록해 뿌리 깊던 영호남 지역 구도에 균열을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전 의원의 출마 여부는 유력 후보인 문 의원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와 연계돼 있다는 분석이 당 안팎에서 흘러나온다.

한 관계자는 “온건·합리적인 성향의 김 전 의원이 비노(비노무현)계의 대표 격으로 나와 친노(친노무현)계의 수장인 문 의원과 맞대결하는 구도를 원치 않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최근 분당설 등이 제기된 뒤 출마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문 의원이 최종 불출마를 선택한다면 상대적으로 당내 세력이 약한 김 전 의원도 계파 청산과 지역주의 타파를 명분으로 삼아 당권 레이스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