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구 우리은행장 내정자 임기 2년으로 제한
이광구 우리은행장 내정자(사진)의 임기가 2016년 12월30일까지(2년)로 정해졌다. 앞으로 2년 이내에 민영화를 완성하겠다는 금융당국의 의지가 반영됐다. 이 내정자는 2년 안에 민영화를 완성하기 위해 흐트러진 조직을 다잡아 기업가치를 올려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 내정자는 첫 시험대로 여겨지는 임원인사를 이르면 8일 실시할 예정이다.

○“임기 2년 너무 짧다” 지적도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7일 “금융당국이 이 내정자의 임기를 2014년 12월31일부터 2016년 12월30일까지 정확히 2년으로 정했다”며 “조만간 열릴 이사회에서 이처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2년 안에 정부 지분을 모두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기 위해 이처럼 정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최근 우리은행 경영권(지분 30%) 매각이 유찰된 데 이어 소수지분(26.97%)도 3분의 1 정도 팔리는 데 그치면서 새로운 매각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이 내정자는 지난 5일 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 면접에서 “(행장) 임기는 민영화 시점까지”라며 “어차피 (임기를) 3년으로 할 필요도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민영화 완수를 위한 방법으로 기업가치의 증대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론 자산을 한 해 15조원씩 늘려 3년 안에 300조원을 넘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연간 1조원에 못 미치는 당기순이익도 1조5000억원까지 늘릴 수 있다고 자신했다. “동남아시아에서 리테일(소매) 금융이 강한 은행 인수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하는 등 해외사업 확장 구상도 제시했다.

하지만 2년 임기는 너무 짧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조직을 파악하고 자신의 경영철학을 스며들게 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관계자는 “민영화 완수를 위해 섣불리 자산을 증대시키다가는 부실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이 내정자에게 충분한 시간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임원인사는 자율경영 시험대

이광구 우리은행장 내정자 임기 2년으로 제한
온갖 ‘설’에 시달렸던 이 내정자의 첫 번째 시험대는 임원인사다. 소신대로 인사를 하면 ‘설’에서 벗어날 수 있다. 반대로 외부 입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인상을 줄 경우 그에 대한 기대치는 뚝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내정자는 이순우 행장, 금융당국 등과 협의해 이르면 8일 본부장급 이상 임원 80여명에 대한 인사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취임하기도 전에 임원 인사를 하는 것은 12월 안에 주요 부행장 중 7명의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이다.

이동건 수석부행장이 12월30일 임기가 끝난다. 이용권 중소기업고객본부 부행장, 박태용 글로벌사업본부 부행장의 임기는 8일까지다. 권기형 기관고객본부 부행장, 유구현 부동산금융사업본부 부행장, 남기명 경영기획본부 부행장, 정기화 HR본부 부행장의 임기는 9일까지다.

이 내정자는 임원인사를 실시한 뒤 이달 중 우리카드 우리종금 우리FIS 우리PE 등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실시할계획이다.

금융권에선 이 내정자가 인사재량권을 얼마나 발휘할지 주목하고 있다. 인사청탁 등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장창민/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