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46%, 중국 26%, 미국 17%….’

주요국 해외주식형펀드들이 올해 거둔 평균 수익률이다. 박스권 증시 속에서 마이너스 수익률(-2.84%)을 나타낸 국내주식형펀드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화려한 수익률과 달리 해외주식형펀드의 환매가 이어지고 있어 수익을 제대로 누리는 투자자들이 의외로 적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해외주식형펀드는 연초 이후 평균 7.24%(5일 기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인도펀드가 46.71%로, 가장 뛰어난 성과를 냈다. ‘미래에셋인디아인프라섹터1A’(62.77%) ‘IBK인디아인프라A’(60%) 등 상위 펀드가 올해 거둔 수익률은 60%를 넘는다. 뒤를 이어 중국본토펀드(26.88%), 미국펀드(16.45%), 중동아프리카펀드(13.63%), 신흥아시아펀드(11.79%)들이 두 자릿수 수익률을 올리며 선전했다.

이 같은 수익률 고공행진에도 불구하고 자금 유출이 두드러져 실제로 수익을 누리는 투자자는 많지 않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인도 중국 등 주요 해외펀드의 누적 수익률을 보면 여전히 원금손실을 보고 있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면서 “그동안 애물단지였다가 올해 수익률이 빠르게 회복되자 서둘러 환매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금이나마 자금이 들어오고 있는 미국펀드를 제외하고 대부분 해외펀드에선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올해 3조2212억원이 해외주식형펀드에서 이탈했다. 작년에도 4조원 넘는 자금이 순유출되는 등 2년 새 전체 설정액이 10조원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올해 자금 유출이 두드러지는 펀드는 중국(홍콩H)펀드와 중국본토펀드다. 각각 1조5652억원, 2841억원이 빠졌다. ‘미래에셋차이나A주1(H)’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5.93%에 이르지만 설정액의 27%에 해당하는 214억원이 유출됐다. 인도펀드에서도 전체 설정액의 30% 넘는 960억원이 올해 순유출됐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