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겉도는 물과 기름, 초음파로 섞는 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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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속의 과학
기름 입자 잘개 쪼개 혼합
화장품·의약품 등에 활용
기름 입자 잘개 쪼개 혼합
화장품·의약품 등에 활용
‘물 위의 기름 같다.’ 흔히 서로 어울리지 못해 겉도는 사이를 비유할 때 쓰는 표현이다. 물과 기름은 그만큼 섞이기 어려운 물질이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초음파를 이용해 두 물질을 혼합하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물과 기름이 섞이지 않는 이유는 화학적 성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화학물질은 전자기적 성질의 유무에 따라 극성(極性)과 비극성(非極性)으로 구분한다. 물은 극성의 성질을, 기름은 비극성의 성질을 띠고 있다. 같은 성질 간에는 잘 혼합되지만 반대의 경우는 잘 섞이지 않는다.
물과 기름을 억지로 섞을 때 사용하는 게 비누나 세제에 쓰이는 성분인 계면활성제다. 이 성분은 물과 기름 양쪽과 잘 결합하기 때문에 첨가제로 활용된다.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화장품 정맥주사제 등은 기름 성분과 물 성분을 혼합하기 위해 계면활성제를 사용하고 있다.
추민철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신기능재료표준센터장(사진) 연구팀은 최근 초음파를 이용해 기름 입자를 잘게 쪼개는 방식으로 물과 섞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름에 초음파를 쏘면 미세한 기포(氣泡)가 생기고 이 기포가 터지면 더 큰 에너지가 나와 기름이 잘게 부서지는 원리를 이용했다.
지금까지 초음파를 이용해 기름 입자를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크기로 쪼개는 기술은 있었다. 하지만 이 기술을 이용해 섞어 놓으면 며칠 지나지 않아 기름 입자끼리 다시 달라붙으며 물과 분리되기 일쑤였다.
연구팀은 고주파(500㎑)의 초음파를 발생시키는 장치를 개발했다. 이 장치에 물과 기름 혼합 용액을 넣었더니 기름 입자가 수십 나노미터(10억분의 1m)로 잘게 쪼개져 물과 잘 섞이는 현상을 확인했다. 화장품 성분으로 많이 쓰이는 세티올 오일과 천연 올리브 오일을 각각 증류수와 섞었는데 6개월이 지나도 섞인 상태가 유지됐다.
이 기술을 응용하면 물과 기름 성분이 함께 들어가는 화장품 의약품 등을 좀 더 안전하고 간편하게 제조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물과 기름이 섞이지 않는 이유는 화학적 성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화학물질은 전자기적 성질의 유무에 따라 극성(極性)과 비극성(非極性)으로 구분한다. 물은 극성의 성질을, 기름은 비극성의 성질을 띠고 있다. 같은 성질 간에는 잘 혼합되지만 반대의 경우는 잘 섞이지 않는다.
물과 기름을 억지로 섞을 때 사용하는 게 비누나 세제에 쓰이는 성분인 계면활성제다. 이 성분은 물과 기름 양쪽과 잘 결합하기 때문에 첨가제로 활용된다.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화장품 정맥주사제 등은 기름 성분과 물 성분을 혼합하기 위해 계면활성제를 사용하고 있다.
추민철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신기능재료표준센터장(사진) 연구팀은 최근 초음파를 이용해 기름 입자를 잘게 쪼개는 방식으로 물과 섞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름에 초음파를 쏘면 미세한 기포(氣泡)가 생기고 이 기포가 터지면 더 큰 에너지가 나와 기름이 잘게 부서지는 원리를 이용했다.
지금까지 초음파를 이용해 기름 입자를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크기로 쪼개는 기술은 있었다. 하지만 이 기술을 이용해 섞어 놓으면 며칠 지나지 않아 기름 입자끼리 다시 달라붙으며 물과 분리되기 일쑤였다.
연구팀은 고주파(500㎑)의 초음파를 발생시키는 장치를 개발했다. 이 장치에 물과 기름 혼합 용액을 넣었더니 기름 입자가 수십 나노미터(10억분의 1m)로 잘게 쪼개져 물과 잘 섞이는 현상을 확인했다. 화장품 성분으로 많이 쓰이는 세티올 오일과 천연 올리브 오일을 각각 증류수와 섞었는데 6개월이 지나도 섞인 상태가 유지됐다.
이 기술을 응용하면 물과 기름 성분이 함께 들어가는 화장품 의약품 등을 좀 더 안전하고 간편하게 제조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