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몰 연결 육교 공사 반대
두 기업이 갈등을 빚고 있는 곳은 수원역이다. 롯데는 지난달 27일 수원역에서 서쪽으로 100m가량 떨어진 곳에 복합쇼핑몰인 롯데몰 수원점을 열었다. 롯데는 개장에 앞서 지난 8월부터 수원역과 롯데몰 수원점을 잇는 육교를 짓기 시작했다. 수원역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롯데몰로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육교 완공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애경의 반대에 부딪혔다. 애경이 수원역사 지분의 84.2%를 보유하고 있어 애경의 허락 없이는 육교 완공이 어렵다. 결국 이 육교는 10여m를 남긴 상태에서 지난달 공사가 중단됐다. 현재 수원역에서 롯데몰로 가려면 출구로 빠져나와 500여m를 돌아 가야 한다.
애경이 육교 공사에 반대한 것은 수원역사에서 운영 중인 AK플라자 수원점 때문이다. AK플라자 수원점은 2003년 개장한 수원역 상권의 터줏대감이다. 연 매출이 5000억원으로 AK플라자 5개 점포 중 2위인 효자점포다. 그러나 롯데몰 수원점 개장으로 수원역 상권을 잠식당할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 롯데몰과 수원역 사이에 육교까지 생기면 더 많은 고객을 빼앗길 수 있다는 것이 AK 측의 판단이다.
롯데는 소비자들의 불편이 크다는 점을 들어 애경 측에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또 육교가 연결되는 구간은 수원역 통행로로, AK플라자 영업에 직접적인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용환 롯데백화점 수원점장은 “직선거리로 100여m에 불과한 길을 500m 이상 돌아 가야 해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애경은 육교 건설에 협조할 이유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애경 관계자는 “2016년 하반기 수원역 버스환승센터가 완공되면 수원역과 롯데몰 사이에 연결 통로가 생긴다”며 “그때가 되면 철거해야 할 육교를 굳이 건설하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