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정윤회 씨에게 9~10일 출석하라고 소환 통보했다. 정씨가 검찰에 출석하면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을 풀어줄 열쇠 중 하나인 ‘비밀회동’의 사실 여부가 이번주 안에 결론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정씨에게 9~10일 출석해 조사받도록 통보했다고 7일 밝혔다. 정씨 측은 오는 10일께 출석할 뜻을 검찰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씨를 상대로 세계일보가 지난달 28일 보도한 문건 내용처럼 비밀회동의 실체를 확인할 방침이다.

국정개입 의혹의 핵심인 ‘비밀회동’은 박관천 경정이 청와대 행정관으로 재직하던 올해 1월 동향보고 형식으로 작성해 조응천 당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에게 보고한 문건에서 다뤄졌다.

이 문건에는 이재만·정호성·안봉근 비서관 등 ‘핵심 3인방’을 비롯해 ‘십상시’로 일컬어진 청와대 비서진 10명이 정씨와 지난해 10월부터 매월 두 차례씩 서울 강남의 한 중식당에서 모여 국정에 개입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정씨는 문건 보도 이후 세계일보 기자 세 명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이번 정씨에 대한 조사 역시 명예훼손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가 맡을 예정이다.

검찰은 정씨를 고소인 자격으로 소환할 예정이지만 이날 새정치민주연합 측으로부터 정씨가 ‘국정농단’ 혐의 등으로 고발됨에 따라 피고발인 신분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 관계자는 “문건 내용의 진위는 빨리 결론날 것”이라며 “다만 언제까지라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검찰은 비밀회동의 실체를 이번주 내 잠정 결론짓고 문건유출 사건 등의 수사 계획을 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문건을 작성한 박 경정이 지난 2일 직원을 시켜 삭제한 노트북 컴퓨터 파일 내용도 복구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 파일에는 일각에서 제기된 의혹과 달리 공직비리 등과 관련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