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18년 평창에서 개최 될 동계올림픽의 일부 종목을 일본에서 치를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놔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해 1월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 에서 열린 '2013평창스페셜올림픽' 크로스컨트리 예선전 전경. 유정우 기자/ 사진= 스포츠코리아(www.isportskorea.com)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18년 평창에서 개최 될 동계올림픽의 일부 종목을 일본에서 치를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놔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해 1월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 에서 열린 '2013평창스페셜올림픽' 크로스컨트리 예선전 전경. 유정우 기자/ 사진= 스포츠코리아(www.isportskorea.com)
[유정우 기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18년 평창에서 개최 될 동계올림픽의 일부 종목을 일본에서 치를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놔 논란이 예상된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8일 모나코 몬테카를로에서 열리는 IOC 총회에 앞서 가진 주요 외신들과의 인터뷰에서 평창 동계올림픽과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의 상호 분산개최 가능성을 시사했다.

토마스 바흐는 인터뷰에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의 일부 종목을 일본에서 치를 수 있다"며 "어젠다 2020이 승인되면 곧바로 경기장 변경 등을 포함한 평창과 도쿄 간의 논의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의 발언은 그동안 물 밑으로 논의되던 '개최지간 분산 운영'에 대한 공식적인 IOC의 첫 번째 입장으로, 이번 입장 표명은 지난해 IOC가 개최비용 절감과 지속 가능한 운영 등을 골자로 올림픽 개혁안 마련에 주력해온데 따른 검토 사항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IOC 수장으로 취임한 바흐 위원장은 올림픽 개최를 여러 도시, 여러 국가가 공유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방안 등을 포함한 '어젠다 2020' 프로젝트를 마련, 개최후 골치거리로 전락하는 올림픽 개최의 지속가능한 협력 모델 등 다양한 방안 마련에 공을 들여왔다.

현지 외신들은 IOC 관계자 등의 반응을 토대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썰매 종목이 일본 나가노 올림픽에서 사용된 나가노시 스파이럴 등에서 분산 개최 될 수 있다는 구체적인 전망까지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강원도 알펜시아에 썰매 종목을 위한 슬라이딩 센터를 착공한 평창조직위원회는 "분산 개최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조직위측은 "국민 정서상도 그렇겠지만 일본 측의 반발도 거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측 반응은 전향적이다. 다케다 쓰네카즈 일본 올릭픽위원회(JOC) 회장은 "조직위로부터 직접 들은 것은 아니지만 정식 요청이 있으면 긍정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현지 언론들도 "평창올림픽이 재정난으로 준비 지연이 우려되고 있다"며 평창올림픽 단독 유치의 어려움에 대해 언급하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평창과 도쿄, 어느 한쪽만의 주장 만으로 관철 될 만한 사항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오일영 교수(상명대 스포츠산업과)는 "올림픽 적자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개최 도시가 직면한 당면 과제"라며 "IOC의 공식적인 입장이 나온 만큼 강원도와 조직위 간의 경기장 건설 지연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젠다 2020'이 IOC 총회 승인을 얻는다면 분산 개최에 대한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태영 한국외대 교수(국제학사장)는 "올림픽 개최지의 경우 국가 간 논의로 착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해당지역(평창, 도쿄)의 이슈가 더 큰 논쟁이 될 수 있다"며 "내년은 한일수교 50주년이고 '2002년 한일 월드컵'과 같은 전례도 있는 만큼 실현 가능성은 둘째 치더라도, 이번 기회가 만약 성사가 가시화 됐을 때 '무엇을 주고 무엇을 얻어낼 지' 등 냉철하게 현상을 파악하는 계기가 되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