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투자 결산
뜨거웠던 ‘G2’ 주식시장
미국 주식시장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뜨거웠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지수는 17,900.1에 마감해 작년 말 대비 7.9% 상승했다. 경기회복세가 양적 완화 종료와 금리 인상 우려를 이겨내고 있다. 국내에서 판매된 공모형 북미 펀드들도 연초 이후 15.84%의 평균 수익률을 기록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중국 주식시장은 후강퉁 실시와 기준금리 인하 덕분에 살아나고 있다. 중국 본토 상하이종합지수는 올 들어 37.05% 급등했다. 중국 본토 펀드 역시 오랜 부진에서 벗어나 같은 기간 21.42%의 평균 수익률을 내고 있다.
올해엔 일본 주식시장도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주연급’ 활약을 보였다. 닛케이225지수는 아베노믹스 약발에 1만8000포인트 돌파를 시도 중이다. 그러나 올해 투자자들에게 높은 수익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됐던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주식시장은 디플레이션 우려가 가시지 않은 탓에 부진한 모습이다.
ELS, 배당주펀드에만 돈 몰려
국내 주식시장은 올해도 박스권을 돌파하지 못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2100포인트 돌파를 시도했지만 삼성전자 등 대표 수출주들의 3분기 실적부진 여파로 10월부터 1900포인트대에 머물고 있다. 초저금리로 은행에서 이탈한 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것이란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돈은 여전히 ELS에만 몰리고 있다. 올 들어 ELS시장에 들어간 자금은 62조원이다. ELS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된 지난달에도 7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지수형 ELS 시장으로 흘러들어갔다.
펀드 중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낸 상품은 ‘배당주펀드’와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다. 배당주펀드엔 최근 3개월 동안 1조5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급격한 쏠림 현상으로 규모가 커진 배당주펀드들은 올 상반기와 같은 고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배당 확대 유도 정책으로 배당주펀드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원자재 DLS, 브라질국채 투자자는 눈물
공모주는 대표적인 ‘치고 빠지기’ 투자처로 자리 잡았다. 지난달 진행된 삼성SDS 공모주 일반 청약엔 15조5000억원 규모의 시중자금이 들어왔다. 삼성SDS는 지난 5일 기준 공모가 대비 83.94% 올랐다. 투자 열풍은 오는 18일 상장 예정인 제일모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에 대한 관심도 ‘공모주 투자 열풍’에 따라 커졌다. 공모주 10% 우선배정 효과 때문이다. 공모주 청약 때 대규모 자금을 동원하기 힘든 일반 투자자들은 공모형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에 투자했다. 공모형 펀드들은 최근 한 달 동안 3~4% 수익률을 거두며 선전 중이다. 다만 BBB+ 이하 투기등급 채권 공급이 원활치 않고 자금도 공모형으로 대거 몰리면서 공모형 하이일드펀드 판매가 지금은 중단돼 있다.
아픔도 있었다.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OCI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종목형 ELS는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원자재 가격 급락에 은, 원유 등 일부 원자재 DLS 역시 평가손실을 기록 중이다. 손실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기초자산 가격이 오르지 못하면 만기 때 대규모 손실이 확정된다. 브라질국채 투자자들은 금리 상승과 헤알화 가치 하락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