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 모델하우스마다 긴 줄 > 현대산업개발이 10월 경남 거제시 양정동에서 분양한 ‘거제 아이파크’ 모델하우스를 찾은 방문객들이 줄을 서 있다. 평균 8.33 대 1의 청약 경쟁률로 1순위 마감한 이 단지는 지난달 말 계약 개시 1주일 만에 계약률 100%를 기록했다. 현대산업개발 제공
< 거제 모델하우스마다 긴 줄 > 현대산업개발이 10월 경남 거제시 양정동에서 분양한 ‘거제 아이파크’ 모델하우스를 찾은 방문객들이 줄을 서 있다. 평균 8.33 대 1의 청약 경쟁률로 1순위 마감한 이 단지는 지난달 말 계약 개시 1주일 만에 계약률 100%를 기록했다. 현대산업개발 제공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와 2㎞가량 떨어진 곳에서 지난달 분양된 ‘거제 아주 KCC 스위첸’은 427가구 모집에 4458명이 몰려 평균 10.44 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다. 실제 계약도 3주 만에 모두 끝났다. 말 그대로 ‘완판(완전판매)’이었다. 앞서 공급된 ‘거제 아이파크’(평균 경쟁률 8.3 대 1)도 최근 모든 가구가 주인을 찾았다.

거제시 옥포동에서 외국인 대상 주택 임대중개업을 하는 김모 대표는 “거제 조선소에서 일하는 외국인과 가족이 거주할 방 3개짜리 전용 84㎡ 아파트 월세는 200만원을 웃돈다”며 “거제는 물론 부산 투자자들이 몰리는 이유”라고 말했다.

○외국인 임대전문 대행사만 30곳

거제·해운대 청약 돌풍 떠받치는 '외국인 수요'
조선업 불황과 내수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거제와 부산 해운대 일대 주택시장은 활황세를 이어가고 있다. 분양하는 새 아파트마다 1순위 마감은 물론 100% 분양 계약률을 기록하고 있다. 인구 26만여명의 중소도시인 거제 주택시장 호황을 이끄는 것은 다름아닌 외국인 수요다.

배를 발주한 선주사에서 파견한 감독관이나 조선소에서 일하는 해외 고급 기술자들과 그 가족들은 9000여명으로 거제 인구의 3%를 웃돈다.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인근 옥포동에는 외국인 자녀들을 위한 국제학교가 있고 ‘외국인 거리’로 불리는 외국인 대상 식당과 술집들이 성업 중이다.

거제·해운대 청약 돌풍 떠받치는 '외국인 수요'
거제시 아주동과 옥포동 전용 84㎡ 아파트의 외국인 월세 시세는 250만원에 달한다. 원룸형 오피스텔도 150만원은 줘야 구할 수 있다. 서울 강남권보다도 높다.

주택 임대와 비자 발급 등 외국인 관련 업무를 대행하던 업체도 3~4년 전까지 10여개에 불과했으나 최근엔 30여개로 늘었다. 내년 1월 입주를 앞둔 옥포동 거제 엘크루 랜드마크는 최고 1억원 가까운 웃돈까지 붙었다.

이달 옥포동에서 외국인 대상 임대 오피스텔인 ‘거제 옥포 신화 더 블루’를 분양하는 지우산업개발의 김동희 이사는 “외국인이 선호하는 방 2개짜리 전용 55㎡ 투룸을 들이고 피트니스센터와 무인택배시스템, 코인세탁실 등 입주자 편의시설을 대거 적용했다”며 “외국인 세입자를 위해 별도의 입주관리 서비스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 발주량 감소 여파 등으로 지역 경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것은 주의해야 할 점이다. 아주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조선소 파견 내국인 직원들을 타깃으로 한 다가구·다세대주택은 과잉공급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일감이 줄어들면 외국인 수요도 감소할 가능성이 큰 만큼 분양가와 입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운대 입주자의 10%가 외국인

거제·해운대 청약 돌풍 떠받치는 '외국인 수요'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와 센텀시티 쇼핑시설 등이 입주해 일찍부터 외국인들이 선호해온 부산 해운대 일대도 일본인과 중국인이 많이 살고 있다. 해운대 마린시티에 있는 ‘해운대 아이파크’ 전용 80㎡대 아파트는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130만~140만원으로 2년 전보다 보증금은 1000만원, 월세는 20만원가량 올랐다.

이웃한 ‘해운대 두산 위브더제니스’도 전체 1788가구 중 10% 이상이 외국인 거주자라는 게 현지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고액 자산가들은 월세가 300만원을 웃도는 씨클라우드호텔이나 센텀호텔 등에 둥지를 튼 경우도 심심찮게 있다.

거제·해운대 청약 돌풍 떠받치는 '외국인 수요'
아파트형 호텔을 표방하며 해운대에서 분양 중인 ‘더 에이치 스위트’는 생활형 숙박시설이지만 거실과 방 3개를 갖춘 아파트와 비슷한 평면으로 설계됐다. 아침식사와 청소 등 호텔급 서비스를 제공한다. 내국인이 별장 등으로 쓰면서 경우에 따라 외국인을 대상으로 임대가 가능하도록 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