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던 롱쇼트펀드 투자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펀드별로 10%포인트 이상 수익률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롱쇼트펀드의 인기를 불러온 스타펀드들은 마이너스 수익률로 고꾸라진 반면 새내기 펀드가 약진했다.

롱쇼트펀드 비교해보니…스타펀드 '울상'·새내기펀드 '으쓱'
9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에 따르면 43개 롱쇼트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1.36%를 나타냈다. 롱쇼트펀드는 저평가 주식을 사고, 고평가 주식을 파는 롱쇼트 전략을 구사해 박스권 증시에서도 안정적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중위험 중수익형 상품이다. 연초 자금몰이를 주도했지만 수익률은 코스피(-1.61%)를 따라가는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박스권 증시에서 7.36%의 평균 수익률을 낸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연초 신규 펀드가 쏟아지면서 상반기 1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지만 5월부터 주요 펀드들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면서 자금 유출이 지속됐다. 4월 말 2조5000억원을 넘어섰던 설정액은 9일 현재 1조9000억원대로 쪼그라든 상태다.

개별펀드 간 수익률 격차는 11%포인트 넘게 벌어졌다. 지난해 말 설정된 ‘유리트리플알파’(A1클래스 기준, 6.68%)가 가장 높은 수익을 냈다.

장항진 유리자산운용 마케팅본부장은 “주식의 펀더멘털 롱쇼트 전략 위주인 다른 펀드와 달리 시스템 매매 기반의 롱쇼트 매매와 공모주 전략 등 다양한 방식의 거래로 비교적 높은 수익을 냈다”고 설명했다.

뒤를 이어 ‘KDB코리아베스트하이브리드’(A클래스 기준, 6.24%) ‘KB코리아롱숏’(5.38%) 등도 당초 운용 목표대로 ‘은행금리+알파’의 수익을 냈다.

하지만 지난해 롱쇼트펀드 인기를 주도했던 스타펀드들은 올해 성과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삼성알파클럽코리아롱숏’이 5.08%의 손실을 기록해 꼴찌다. 작년 하반기 설정 이후 3개월 만에 설정액 1000억원을 돌파했지만 현재 설정액은 200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손위창 현대증권 연구원은 “비슷한 전략을 구사하는 국내 롱쇼트펀드 규모가 커지면서 대부분 펀드가 쇼트(공매도)매매 전략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주식 롱쇼트 전략에만 치우친 펀드보다 운용상 유연성이 높은 멀티전략 펀드로 선별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도 미국 금리 인상 시점, 중국 일본 유럽 등 통화정책 등에 따라 글로벌 금융환경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익률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국내주식 외에도 글로벌 매크로 전략, 시스템 매매 등 다양한 전략으로 위험을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