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료株 '식음전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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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약세·곡물가격 다시 꿈틀·고평가 논란…
원달러 환율 10% 오르면 음식료株 순이익 10%
내수 부진까지 겹쳐…CJ제일제당·대상 하락세
실적전망 낮아져 '사면초가'
원달러 환율 10% 오르면 음식료株 순이익 10%
내수 부진까지 겹쳐…CJ제일제당·대상 하락세
실적전망 낮아져 '사면초가'
원화 약세로 휘청대던 음식료주 주가가 국제 곡물가 상승이란 암초까지 맞닥트렸다. 해외에서 곡물을 수입·가공해 판매하는 음식료 업체의 원가 부담이 더 커지게 생겼다. 올 들어 국제 곡물가 하락이 원화 약세 충격파를 일부 막아줬지만 지난달부터 곡물가가 바닥을 찍고 상승 조짐을 보여 식품업체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내수 부진과 주가 고평가 논란까지 겹치며 음식료주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원화 약세 ‘충격파’
이달 들어 음식료주는 일제히 약세다. CJ제일제당은 이달에 5.21% 떨어졌다. 대상(-5.75%)과 농심(-3.04%)도 동반 하락했다. 지난달 35만~36만원대까지 올랐던 동원F&B도 이달 들어 30만원대 아래로 떨어진 뒤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음식료주의 주가 부진은 환율이 직격탄이었다. 지난 8일 원화값은 달러당 1120.6원으로 떨어지며 1년3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9일엔 원화 약세가 다소 완화된 달러당 1107.50원에 마감했지만 환율 불안은 여전하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10% 상승할 경우 음식료 업체들의 순이익은 10~14% 감소하고 주가는 20% 정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원화 약세가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면서 원재료 수입 비중이 높은 음식료 업종 주가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달부터 국제 곡물 가격도 오르고 있다. 지난 10월 말까지는 글로벌 곡물 가격 하락으로 음식료주가 혜택을 볼 것이란 기대로 주가가 강세였다. 하지만 곡물가가 다시 꿈틀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곡물가 하락 수혜보다 원화 약세에 따른 피해가 더 큰 상황에서 곡물가마저 다시 상승한 것이다. 지난달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곡물가격지수는 밀 대두 옥수수 등의 작황 부진으로 전달보다 2.6% 오른 183.0을 기록했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4분기부터 식품업계의 원재료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내수 부진에 고평가 논란도
내수주 성수기라는 연말에 오히려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점도 악재다. 지난달 국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으로, 전달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작년 9월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주요 식품주의 실적 전망도 악화되고 있다. 주요 증권사는 농심의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1.45% 감소한 2조564억원, 영업이익은 5.29% 줄어든 87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상의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4.24% 줄어든 1492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CJ제일제당, 동원F&B 등도 당초 전망치보다 못한 실적을 낼 것으로 점쳐진다.
그동안 식료품주 주가가 많이 올라 고평가 지적이 나오는 것도 부담이다. 우원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10월까지 식료품주 주가가 강세를 보이면서 국내 음식료주의 올해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평균 20배에 달한다”며 “이는 미국 17배, 일본 18배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수치로 투자자들에겐 부담으로 다가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희경/김동욱 기자 hkkim@hankyung.com
이달 들어 음식료주는 일제히 약세다. CJ제일제당은 이달에 5.21% 떨어졌다. 대상(-5.75%)과 농심(-3.04%)도 동반 하락했다. 지난달 35만~36만원대까지 올랐던 동원F&B도 이달 들어 30만원대 아래로 떨어진 뒤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음식료주의 주가 부진은 환율이 직격탄이었다. 지난 8일 원화값은 달러당 1120.6원으로 떨어지며 1년3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9일엔 원화 약세가 다소 완화된 달러당 1107.50원에 마감했지만 환율 불안은 여전하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10% 상승할 경우 음식료 업체들의 순이익은 10~14% 감소하고 주가는 20% 정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원화 약세가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면서 원재료 수입 비중이 높은 음식료 업종 주가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달부터 국제 곡물 가격도 오르고 있다. 지난 10월 말까지는 글로벌 곡물 가격 하락으로 음식료주가 혜택을 볼 것이란 기대로 주가가 강세였다. 하지만 곡물가가 다시 꿈틀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곡물가 하락 수혜보다 원화 약세에 따른 피해가 더 큰 상황에서 곡물가마저 다시 상승한 것이다. 지난달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곡물가격지수는 밀 대두 옥수수 등의 작황 부진으로 전달보다 2.6% 오른 183.0을 기록했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4분기부터 식품업계의 원재료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내수 부진에 고평가 논란도
내수주 성수기라는 연말에 오히려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점도 악재다. 지난달 국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으로, 전달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작년 9월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주요 식품주의 실적 전망도 악화되고 있다. 주요 증권사는 농심의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1.45% 감소한 2조564억원, 영업이익은 5.29% 줄어든 87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상의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4.24% 줄어든 1492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CJ제일제당, 동원F&B 등도 당초 전망치보다 못한 실적을 낼 것으로 점쳐진다.
그동안 식료품주 주가가 많이 올라 고평가 지적이 나오는 것도 부담이다. 우원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10월까지 식료품주 주가가 강세를 보이면서 국내 음식료주의 올해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평균 20배에 달한다”며 “이는 미국 17배, 일본 18배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수치로 투자자들에겐 부담으로 다가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희경/김동욱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