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조직개편…이재용의 선택은 '현장 강화·속도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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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솔루션·B2B, 현업부서로 전진배치
시장 대응력 강화 초점…조직신설은 없어
의료기기 분사 포함 안돼…안정에 우선
시장 대응력 강화 초점…조직신설은 없어
의료기기 분사 포함 안돼…안정에 우선
삼성전자가 10일 현장 강화에 초점을 맞춘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장기 입원 중인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처음으로 조직 개편을 주도했다. 시장 대응력과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현장 실행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지만, 예상과 달리 개편 폭은 크지 않았다.
음악과 동영상 등을 담당하는 미디어솔루션센터(MSC)와 B2B(기업 간 거래)를 책임졌던 글로벌B2B센터를 해체해 무선사업부와 소프트웨어센터, 글로벌 마케팅실 등 현장 부서로 전진배치하고 미국 내 두 개 판매법인을 한 곳으로 통합했다.
◆의사결정 속도 높이는 데 주안점
신종균 사장이 이끄는 IT모바일(IM)부문 산하의 MSC 조직은 세 곳으로 쪼개졌다. 무선사업 관련 기능은 같은 IM부문 산하의 무선사업부로, 빅데이터센터는 특정 사업부에 속하지 않은 전사 조직인 소프트웨어센터로, 미국 MSC는 경영지원총괄이 관장하는 영업조직인 북미총괄로 각각 분할 이전됐다.
기존에 MSC가 별도 조직으로 굴러가면서 현장과 동떨어진 아이디어가 나오거나 의사결정 속도가 떨어졌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다.
전사 조직인 글로벌B2B센터도 B2B 영업 기능은 무선사업부로, 전략 기능은 전사 조직인 글로벌마케팅실로 각각 전진배치됐다. 삼성은 “시장 대응력과 의사결정 스피드를 높여 현장 중심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B2B 영업을 무선사업부로 이관한 것은 B2B 사업역량을 모아 ‘모바일 B2B 일류화’를 꾀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해외 판매법인의 B2B 인력을 지속적으로 보강하고 조직도 확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국 판매법인은 가전제품 중심의 뉴저지 법인(SEA)과 무선기기 중심의 댈러스 법인(STA)을 단일화해 뉴저지에 통합 본사를 운영하기로 했다. 중복 기능을 없애 조직을 슬림화하려는 취지다.
삼성은 이와 함께 일부 부사장급과 전무급 보직 인사도 시행했다. 김석필 글로벌마케팅실장 겸 글로벌B2B센터장을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에, 고동진 무선사업부 기술전략팀장을 개발실장에 임명했다.
10개 지역총괄 중 유럽 담당인 구주총괄에 엄영훈 생활가전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을, 인도 등 서남아총괄에 홍현칠 라틴아메리카법인장을 각각 발령냈다.
◆조직 안정 바탕으로 위기 돌파
관심을 모았던 대규모 조직 신설은 없었다. 앞서 삼성이 사물인터넷(IoT) 조직을 새로 만들 것이란 관측이 있었지만 빗나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IoT 사업은 현재 각 사업부서에서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의 의료기기사업부를 떼 삼성메디슨에 합병하는 방안도 이번 조직 개편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의료기기사업부 직원들의 반발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조직 개편이 소폭에 그친 것은 대내외 경영 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이 부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조직 흔들기’보다 ‘조직 안정’이 중요하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1일 사장단 인사에서 권오현 부품(DS)부문 부회장, 윤부근 CE부문 사장, 신종균 IM부문 사장 등 3대 사업부문 수장을 모두 유임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조직 개편이 소폭에 그치면서 대규모 ‘감원설’도 수그러드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내에선 “이번 조직 개편만 놓고 보면 수백명 단위의 인원 감축은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삼성SDI도 이날 ‘합병 효과’를 높이는 방향으로 조직 개편을 했다. 삼성SDI는 지난 7월 제일모직 소재부문과 합병한 뒤 에너지솔루션 부문과 소재 부문이 나뉘어 운영됐지만 이번에 소형전지, 중대형전지, 케미칼(화학), 전자재료 등 제품 단위 중심의 4개 사업부 체제로 바꿨다.
주용석/정지은 기자 hohoboy@hankyung.com
음악과 동영상 등을 담당하는 미디어솔루션센터(MSC)와 B2B(기업 간 거래)를 책임졌던 글로벌B2B센터를 해체해 무선사업부와 소프트웨어센터, 글로벌 마케팅실 등 현장 부서로 전진배치하고 미국 내 두 개 판매법인을 한 곳으로 통합했다.
◆의사결정 속도 높이는 데 주안점
신종균 사장이 이끄는 IT모바일(IM)부문 산하의 MSC 조직은 세 곳으로 쪼개졌다. 무선사업 관련 기능은 같은 IM부문 산하의 무선사업부로, 빅데이터센터는 특정 사업부에 속하지 않은 전사 조직인 소프트웨어센터로, 미국 MSC는 경영지원총괄이 관장하는 영업조직인 북미총괄로 각각 분할 이전됐다.
기존에 MSC가 별도 조직으로 굴러가면서 현장과 동떨어진 아이디어가 나오거나 의사결정 속도가 떨어졌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다.
전사 조직인 글로벌B2B센터도 B2B 영업 기능은 무선사업부로, 전략 기능은 전사 조직인 글로벌마케팅실로 각각 전진배치됐다. 삼성은 “시장 대응력과 의사결정 스피드를 높여 현장 중심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B2B 영업을 무선사업부로 이관한 것은 B2B 사업역량을 모아 ‘모바일 B2B 일류화’를 꾀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해외 판매법인의 B2B 인력을 지속적으로 보강하고 조직도 확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국 판매법인은 가전제품 중심의 뉴저지 법인(SEA)과 무선기기 중심의 댈러스 법인(STA)을 단일화해 뉴저지에 통합 본사를 운영하기로 했다. 중복 기능을 없애 조직을 슬림화하려는 취지다.
삼성은 이와 함께 일부 부사장급과 전무급 보직 인사도 시행했다. 김석필 글로벌마케팅실장 겸 글로벌B2B센터장을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에, 고동진 무선사업부 기술전략팀장을 개발실장에 임명했다.
10개 지역총괄 중 유럽 담당인 구주총괄에 엄영훈 생활가전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을, 인도 등 서남아총괄에 홍현칠 라틴아메리카법인장을 각각 발령냈다.
◆조직 안정 바탕으로 위기 돌파
관심을 모았던 대규모 조직 신설은 없었다. 앞서 삼성이 사물인터넷(IoT) 조직을 새로 만들 것이란 관측이 있었지만 빗나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IoT 사업은 현재 각 사업부서에서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의 의료기기사업부를 떼 삼성메디슨에 합병하는 방안도 이번 조직 개편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의료기기사업부 직원들의 반발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조직 개편이 소폭에 그친 것은 대내외 경영 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이 부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조직 흔들기’보다 ‘조직 안정’이 중요하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1일 사장단 인사에서 권오현 부품(DS)부문 부회장, 윤부근 CE부문 사장, 신종균 IM부문 사장 등 3대 사업부문 수장을 모두 유임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조직 개편이 소폭에 그치면서 대규모 ‘감원설’도 수그러드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내에선 “이번 조직 개편만 놓고 보면 수백명 단위의 인원 감축은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삼성SDI도 이날 ‘합병 효과’를 높이는 방향으로 조직 개편을 했다. 삼성SDI는 지난 7월 제일모직 소재부문과 합병한 뒤 에너지솔루션 부문과 소재 부문이 나뉘어 운영됐지만 이번에 소형전지, 중대형전지, 케미칼(화학), 전자재료 등 제품 단위 중심의 4개 사업부 체제로 바꿨다.
주용석/정지은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