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로 나뉜 개인정보 보호기능, 하나로 합쳐 해킹 대응해야"
백기승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원장(사진)이 10일 취임 90여일 만에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KISA와 한국정보화진흥원(NIA)으로 이원화된 개인정보 보호 기능을 일원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관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나 NIA와 협의되지 않은 개편 방향을 일방적으로 주장한 것이어서 KISA와 NIA 간의 기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개인정보 보호 기능은 KISA와 NIA가 나눠 갖고 있다. KISA는 해킹 관련 보안 기술 지원이나 피해 구제 등을 담당하고, NIA는 개인정보 정책 개발과 교육 등에 주력하지만 겹치는 기능이 많아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대표적인 것이 개인정보보호관리체계(PIMS) 개인정보보호인증제(PIPL) 등으로 나뉜 정보보호 인증제도다. KISA가 주관하는 PIMS와 NIA가 주관하는 PIPL은 성격이 비슷해 기업의 혼란만 부르는 중복 규제라는 비판을 받았다.

백 원장은 “중복된 개인정보 보호 기능을 한곳으로 모아 시너지를 내야 한다”며 “개인정보 유출의 원흉인 해킹에 대응하는 KISA가 적임 기관”이라고 말했다.

취임 전부터 논란이 됐던 관피아 낙하산 주장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국정홍보비서관으로 청와대에 들어가기 전 20여년간 대우그룹 등 기업에서 조직 경영과 글로벌 전략의 전문성을 쌓았다”고 말했다. 백 원장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 공보기획단장,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 공보상황실장으로 활동하다 박근혜 정부 1기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으로 일했다. 지난 5월 비서관직을 사임한 뒤 넉 달 만에 KISA 원장에 임명됐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