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행복한 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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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어려워지는 복지문제
해결의 열쇠는 '사랑과 관심'
김춘호 < 한국뉴욕주립대 총장 >
해결의 열쇠는 '사랑과 관심'
김춘호 < 한국뉴욕주립대 총장 >
미국 출장에서 만났던 한 청년의 이야기다. 그는 의대 중에서도 명문으로 꼽히는 컬럼비아의대를 중퇴하고 현재 벤처캐피털리스트로 일하고 있었다. 돈을 벌기 위해 의대를 그만뒀다고 하기에 ‘돈을 버는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그건 벌고 나서 생각하면 된다’고 답했다. 답답한 마음에 돈을 버는 일은 좋지만 그것이 삶의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는 조언을 해주고 돌아서는데 마음이 매우 복잡했다. 물질만능주의를 꿈꾸는 인간의 욕심이 사회를 이렇게 만든 것은 아닐까.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무상급식, 무상보육 등 복지 문제다. 균형을 갖고 다수의 만족을 위한 복지를 제공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은 모양이다. 경제가 발전하고 의식 수준이 높아질수록 복지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에는 수혜가 필요한 특정 계층을 위한 복지에 무게를 뒀다면 지금은 국민 모두를 위한 보편적인 복지가 요구되고 있으니 어려울 만도 하다. 복지의 혜택을 싫어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러나 누구보다 더 시급하고 절박한 복지가 필요한 이들이 있다.
조금 다른 각도로 복지를 생각해보기를 권한다. 어린 시절을 기억해보면, 모두가 가난했어도 동네에 혼자 사는 어르신이나 배 곯는 아이들에게 따끈한 밥 한 그릇 나누는 것을 귀찮아하지 않았다. 어려운 이웃은 물론이요, 새로 이사 온 사람이나 우편 배달부에게까지 갓 부친 전과 선물로 받아온 떡을 나누는 것은 일상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누가 준 것은 먹지도 말라고 교육을 해야 하니 아름다운 기억이 멀게만 느껴진다.
성경에서는 가장 큰 계명을 ‘하나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이라 말하고 있다. 복지의 근본적 해결은 베풀고 나누는, 서로를 향한 사랑과 관심에서 시작돼야 한다. 얼마 전 ‘인터스텔라’라는 영화를 봤다. 가장 마음을 움직였던 것은 인간과 기술의 한계라는 문제의 중심에 감독이 던지는 절대적인 철학 ‘사랑’에 관한 메시지였다. 영화에서처럼 인간의 가장 핵심적인 가치인 사랑과 관심이야말로 문제를 해결하는 힘이 있다고 믿는다.
우리나라에는 120만명이 넘는 독거노인과 48만명의 결식아동이 있다. 그리고 위로의 말 한마디가 절실한 이웃들이 누구의 주변에나 있다. 제도적 복지도 중요하지만, 우리 스스로 행복을 만들어 내고 서로를 돕는 것에 인색하지 않은 진정한 복지국가를 꿈꾼다. 그리고 누구보다 소외된 이웃들에게 따뜻하고 풍성한 연말이 되기를 바란다.
김춘호 < 한국뉴욕주립대 총장 president@sunykora.ac.kr >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무상급식, 무상보육 등 복지 문제다. 균형을 갖고 다수의 만족을 위한 복지를 제공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은 모양이다. 경제가 발전하고 의식 수준이 높아질수록 복지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에는 수혜가 필요한 특정 계층을 위한 복지에 무게를 뒀다면 지금은 국민 모두를 위한 보편적인 복지가 요구되고 있으니 어려울 만도 하다. 복지의 혜택을 싫어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러나 누구보다 더 시급하고 절박한 복지가 필요한 이들이 있다.
조금 다른 각도로 복지를 생각해보기를 권한다. 어린 시절을 기억해보면, 모두가 가난했어도 동네에 혼자 사는 어르신이나 배 곯는 아이들에게 따끈한 밥 한 그릇 나누는 것을 귀찮아하지 않았다. 어려운 이웃은 물론이요, 새로 이사 온 사람이나 우편 배달부에게까지 갓 부친 전과 선물로 받아온 떡을 나누는 것은 일상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누가 준 것은 먹지도 말라고 교육을 해야 하니 아름다운 기억이 멀게만 느껴진다.
성경에서는 가장 큰 계명을 ‘하나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이라 말하고 있다. 복지의 근본적 해결은 베풀고 나누는, 서로를 향한 사랑과 관심에서 시작돼야 한다. 얼마 전 ‘인터스텔라’라는 영화를 봤다. 가장 마음을 움직였던 것은 인간과 기술의 한계라는 문제의 중심에 감독이 던지는 절대적인 철학 ‘사랑’에 관한 메시지였다. 영화에서처럼 인간의 가장 핵심적인 가치인 사랑과 관심이야말로 문제를 해결하는 힘이 있다고 믿는다.
우리나라에는 120만명이 넘는 독거노인과 48만명의 결식아동이 있다. 그리고 위로의 말 한마디가 절실한 이웃들이 누구의 주변에나 있다. 제도적 복지도 중요하지만, 우리 스스로 행복을 만들어 내고 서로를 돕는 것에 인색하지 않은 진정한 복지국가를 꿈꾼다. 그리고 누구보다 소외된 이웃들에게 따뜻하고 풍성한 연말이 되기를 바란다.
김춘호 < 한국뉴욕주립대 총장 president@sunykora.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