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 데 덮친 격입니다.”

동화약품의 대규모 의약품 불법 리베이트 사건 이후 제약업계의 영업전선이 혹한기를 맞고 있다. 지난 7월 ‘투아웃제’(리베이트 2회 적발 시 해당 약품 영구 퇴출) 여파로 영업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대형 불법 리베이트 사건까지 불거진 탓이다.

동화약품 리베이트 건은 2010년 11월 시행된 쌍벌제 적용 이후 발생했기 때문에 의료계의 긴장감이 남다르다. 해당 제약사뿐만 아니라 금품 등을 제공받은 의사들도 무더기로 면허정지 등 중징계를 받을 수 있다.

검찰에 따르면 동화약품의 리베이트 규모는 약 50억원, 금품수수 혐의 의사는 155명에 달한다. 리베이트 제공자가 주로 처벌받고 의사들은 가벼운 행정처분에 그친 쌍벌제 시행 이전과 비교할 때 제재 규모가 훨씬 클 것이란 관측이다.

연말 실적 달성을 위해 막바지 영업에 속도를 내려던 제약사들은 ‘몸조심’하는 분위기다. 한 대형사 관계자는 “지금은 사고를 치지 않는 게 급선무기 때문에 경영진도 무리한 영업을 자제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이 약가 인하의 빌미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적지 않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복제약 위주의 제품군을 갖고 있는 중견 제약사의 문제를 드러낸 사건이지만 한편으로 정부의 일방적 약가 인하가 부당하다고 항변해 온 제약업계 입장에서도 명분이 크게 훼손됐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