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상품·도심개발·임대·리츠 등 사업 다양화 '드라이브'
보증상품·도심개발·임대·리츠 등 사업 다양화 '드라이브'
대한주택보증은 1993년 주택사업공제조합으로 출범한 이래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현재의 보증주식회사로 바뀌었다. 정부 정책에 따라 2015년에는 지금의 공기업에서 ‘주택도시보증공사’로 전환한다.

대한주택보증은 국내 유일의 주택전문 보증 공기업으로 서민 주거 안정에 많은 기여를 했다. 분양보증을 통해 수분양자의 위험을 제거해 안심하고 청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임대보증금보증을 통해선 서민 임차가구의 보증금 반환 문제를 해결했다. 하자보수보증은 주택 하자로 인한 주거 질 저하 문제를 적절하게 관리했다. 표준PF보증, 임대사업 활성화와 임차가구 보호를 위한 임대 관련 보증상품도 내놨다. 주택시장이 변하고 주요 관심 및 이슈도 변하는 추세에 발 맞춰 공적 보증기관이 해야 할 위험 헤지 상품을 다양하게 공급하며 폭 넓은 공적 역할을 수행했다.

서민 주거안정에 큰 기여

대한주택보증의 보증 공급은 1000만가구가 넘었고, 보증금액도 722조원에 달하는 등 규모면에서 주거 안정화 효과는 매우 컸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시장 변화에 걸맞게 출시한 신상품의 보증 외형이 30조원을 넘어서는 등 시장니즈(요구)에 부응하는 탁월한 대처 능력도 보였다.

2014년 11월 현재 대한주택보증 총 보증 외형은 90조원 이상이다. 분양 보증 비중이 54%로 감소한 게 특징이다. 보증상품의 다양화뿐 아니라 사업 다각화(융자수탁, 정비사업, 임대리츠, 주택정보서비스 등)를 통해 서민과의 접점을 확대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대한주택보증은 주택건설, 주택소비 및 관리, 그리고 주택금융 등 모든 주택 분야에 공적 보증을 제공하는 융합형 보증기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다양한 업무를 통해 쌓은 전문성은 향후 공적 보증기능 수행에 매우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정부는 그동안 주택 대량 공급과 주거 안정에 초점을 맞추었던 국민주택기금을 도시정비사업 등 도심 개발로 범위를 확대하는 주택도시기금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주택도시기금법은 지원 대상을 확대하는 것 외에도 대출에 한정한 지원 방식을 출자, 메자닌 등의 투·융자를 포함한 다양한 금융기법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대한주택보증에 축적된 전문성이 긍정적 엔진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에드워드 글레저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가 강조한 다양한 기능이 융합된 도시가 가지는 경쟁력은 미국의 도시계획가 제인 제이콥스가 주장했던 거리 중심의 도시계획 입장에서의 도심 활성화와 다르지 않다. 도심지 주거와 관련된 서비스 융복합, 생산거점 및 일자리 창출은 내수 안정과 경제 성장에 중요한 요소다. 주택도시기금과 주택도시보증공사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주택도시보증공사로 전환하면 지금까지 대한주택보증이 보였던 긍정적 성과와 시장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처해 온 것에 더해 많은 어려운 과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우선 주택도시기금의 다양한 지원 방식과 지원 대상에 대한 이해를 통해 전문성을 확보하고, 기존 국민주택기금과 연결된 기관과의 협업체계를 정비해야 할 것이다.

또 최근 주택시장 변화로 사업성이 열악해진 도시정비사업의 위험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업성평가, 평가 결과를 반영한 지원 방식 등에 대한 체계적 시스템화도 중요하다. 매뉴얼화는 사업 추진의 일관성을 담보해 시장이 체감하는 불확실성을 제거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내년 ‘주택도시보증공사’로 전환

공적 금융과 보증을 통해 앞으로의 주거복지와 주택시장을 책임진다는 소명감도 확고하게 갖추어야 할 것이다. 100조원이 넘는 국민주택기금을 관리하고 주거복지라는 공적 목적을 달성해야 하는 막중한 업무를 수행한다는 점에서 시스템 구축과 매뉴얼을 통한 정형화, 개별 사업 특성에 따른 탄력적 대응 등 어려운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지난 11월에 있었던 아시아태평양주택도시장관회의에서는 동남아시아의 많은 국가가 한국의 선분양제도와 대한주택보증의 보증상품에 관심을 보였다. 주거문제는 많은 나라가 공통으로 겪는 문제여서 주택 부족을 해결한 우리 경험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 공적 금융, 보증기관으로서 대한주택보증의 노하우를 필요한 국가나 기관과 공유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제 역할을 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도 유도할 수 있으므로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시장의 한계를 극복할 기회도 될 것이다.

대한주택보증은 현재 보유 현금유동성 4조6000억원, 신용등급 AAA로 안전한 재무상태다. 앞으로도 건전성을 유지해야 하는 게 과제다. 커지는 위험 노출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기법을 고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출 방식을 벗어나 투·융자 방식을 택한다는 점에서 리스크 변화도 많을 것이다. 보증 이행과 구상 등의 기능도 보증 고유의 중요한 업무라는 점에서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보증사고가 가지는 특징과 원인 분석을 통해 보증상품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직원 개개인도 전문성과 윤리의식으로 무장해야 한다. 이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대한주택보증이 공기업으로서 쌓아온 성과와 역할은 지대하다. 국민의 주거안정 지원과 주택시장 활성화 정책을 충실히 수행했다는 게 주택업계와 정부의 공통된 평가다.

앞으로도 주택도시기금 전담 운용업체로서 운용 시스템 구축, 내부 역량 강화, 외부기관과의 협업체제 구축 등 많은 과제를 잘 풀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한층 더 밝은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