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 8월과 10월 두 차례 금리인하 이후 파급 효과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금통위는 11일 오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연 2.0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경기회복을 위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있지만, 가계부채가 급하게 증가하는 상황은 부담이다.

앞서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3.5%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해 경제의 활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압박했다.

KDI는 또 내년 성장률이 3.5%에도 못 미치고 3%대 초반으로 주저앉을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경기부양을 위한 정부의 확장적 경제정책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내년 하반기부터 성장세가 급속도로 꺾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하는 위험 수준에 있는 가계부채를 더 증가시킬 우려가 있다. 지난달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554조3000억원으로 전월보다 6조8670억원이 증가했다. 10월에도 가계대출은 6조9373억원 늘었다.

박동진 삼성선물 연구원은 "금리인하로 경기를 부양할 확신이 없다면 가계부채의 가파른 상승세가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유가하락과 함께 저물가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으며, 내년 물가목표치 하회에 대한 한은의 입장을 확인하는 것이 이번 금통위의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기준금리 동결을 점쳤다. 한국금융투자협회가 국내 채권 관련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8.2%가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