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의 거침없는 '右클릭'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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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개혁 강조·노조 반대에도 지하철 통합·인권헌장 포기…
중도·보수층 끌어안기?
"노사문제 풀어 기업 유치"…강성노조 우회적 비판도
일부 진보 세력과 갈등
중도·보수층 끌어안기?
"노사문제 풀어 기업 유치"…강성노조 우회적 비판도
일부 진보 세력과 갈등
박원순 서울시장(사진)이 민선 6기 출범 이후 중도·보수층을 향한 ‘우클릭 행보’에 나서고 있다. 2011년 10월 당선 이후 시정의 핵심 키워드였던 ‘소통’ ‘복지’에서 ‘경제 활성화’와 ‘규제개혁’ 등의 화두를 추가하면서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 불거진 서울인권헌장 제정을 일단 접은 게 대표적이다. 박 시장은 ‘세계 인권의 날’인 지난 10일에 맞춰 인권 전문가 및 시민들과의 협의를 거쳐 인권헌장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성(性) 소수자 차별 금지’를 명문화하는 문제를 놓고 보수와 진보 세력 간 갈등이 불거졌고 결국 표결로 통과시켰으나 박 시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만장일치가 아닌 다수결 처리는 안 된다며 인권헌장 제정을 사실상 포기한 것이다.
박 시장은 이날 열린 시청 출입언론사 사회부장 오찬간담회에서 “예민한 문제였는데 이슈와 절차를 관리하지 못한 책임이 전적으로 있다”면서도 “인권헌장을 표결로 처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한국장로교총연합회와의 간담회에선 “사회 여건상 동성애를 명백하게 합법화하거나 지지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다”고 밝혔다. 자신의 전통적인 지지기반인 진보 진영과 시민단체의 요구에 선을 그은 것이다.
박 시장은 노조와도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다. 민주노총은 2011년 보궐선거 당시 박 시장을 공식 지지하면서 당선에 힘을 보탰다. 당선 직후 박 시장은 서울도시철도공사에서 불법 파업으로 해고된 민주노총 조합원들을 복직시키고, 요직에 앉히는 등 친(親)노조 행보를 이어 왔다. 하지만 그는 10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선 “글로벌 금융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선 ‘규제’와 ‘노사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기업의 서울 유치가 부진한 근본적인 이유로 강성노조를 꼽은 것이다. 박 시장은 노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경영효율 극대화를 위해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 통합을 10일 공식 발표했다.
박 시장은 경제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혁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그는 지난 9월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서비스 발전 및 규제 완화정책은 서울에서 시작해야 대한민국 전체의 발전이 온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13일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도 “호텔 하나 짓는 데 3~4년 걸리는 건 말도 안 된다”며 “패스트 트랙으로 해외 투자 유치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4일엔 새누리당 서울시당과 예산 공조를 위한 첫 정책 협의를 열었다. 2년간 강남구와 갈등을 빚어온 구룡마을 개발 방식도 강남구의 주장대로 전면 수용·사용 방식을 채택하면서 ‘통 큰 양보’를 했다.
일각에선 박 시장이 차기 대선을 위해 지지층 외연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전통적인 지지세력이었던 진보 진영 일각에서는 박 시장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시 고위 관계자는 “박 시장은 예전부터 시정에 소통을 강조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있다”며 “의도적으로 외연을 넓히려는 건 아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최근 불거진 서울인권헌장 제정을 일단 접은 게 대표적이다. 박 시장은 ‘세계 인권의 날’인 지난 10일에 맞춰 인권 전문가 및 시민들과의 협의를 거쳐 인권헌장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성(性) 소수자 차별 금지’를 명문화하는 문제를 놓고 보수와 진보 세력 간 갈등이 불거졌고 결국 표결로 통과시켰으나 박 시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만장일치가 아닌 다수결 처리는 안 된다며 인권헌장 제정을 사실상 포기한 것이다.
박 시장은 이날 열린 시청 출입언론사 사회부장 오찬간담회에서 “예민한 문제였는데 이슈와 절차를 관리하지 못한 책임이 전적으로 있다”면서도 “인권헌장을 표결로 처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한국장로교총연합회와의 간담회에선 “사회 여건상 동성애를 명백하게 합법화하거나 지지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다”고 밝혔다. 자신의 전통적인 지지기반인 진보 진영과 시민단체의 요구에 선을 그은 것이다.
박 시장은 노조와도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다. 민주노총은 2011년 보궐선거 당시 박 시장을 공식 지지하면서 당선에 힘을 보탰다. 당선 직후 박 시장은 서울도시철도공사에서 불법 파업으로 해고된 민주노총 조합원들을 복직시키고, 요직에 앉히는 등 친(親)노조 행보를 이어 왔다. 하지만 그는 10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선 “글로벌 금융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선 ‘규제’와 ‘노사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기업의 서울 유치가 부진한 근본적인 이유로 강성노조를 꼽은 것이다. 박 시장은 노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경영효율 극대화를 위해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 통합을 10일 공식 발표했다.
박 시장은 경제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혁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그는 지난 9월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서비스 발전 및 규제 완화정책은 서울에서 시작해야 대한민국 전체의 발전이 온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13일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도 “호텔 하나 짓는 데 3~4년 걸리는 건 말도 안 된다”며 “패스트 트랙으로 해외 투자 유치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4일엔 새누리당 서울시당과 예산 공조를 위한 첫 정책 협의를 열었다. 2년간 강남구와 갈등을 빚어온 구룡마을 개발 방식도 강남구의 주장대로 전면 수용·사용 방식을 채택하면서 ‘통 큰 양보’를 했다.
일각에선 박 시장이 차기 대선을 위해 지지층 외연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전통적인 지지세력이었던 진보 진영 일각에서는 박 시장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시 고위 관계자는 “박 시장은 예전부터 시정에 소통을 강조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있다”며 “의도적으로 외연을 넓히려는 건 아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